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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떡소떡’ 5000원, 즉석라면은 7000원?…물가 무서워 밥 먹겠나

입력 : 2023-08-22 06:00:00 수정 : 2023-08-21 23: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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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특별물가 조사 결과

식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여파
냉면 9200원·삼겹살 1만6000원
“외식 부담 커… 집밥 먹고 외출”

시민단체 “정부, 재고 신속방출
농산물값 폭등 적극 대응해야”

경기 김포에 사는 박모(42)씨는 최근 아이와 함께 워터파크에 놀러 갔다가 가격 부담에 외식할 마음을 접었다. 식사보다는 간식이라고 할 수 있는 ‘소떡소떡’이 한 꼬치에 5000원이었고, 즉석라면은 7000원에 달하는 등 먹거리 가격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인근 중국 음식점 역시 짜장면 가격이 8000원에 달해 박씨는 결국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간식거리를 싸와서 먹고, 식사는 집에서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민들이 즐겨 찾는 짜장면, 칼국수, 김밥 가격이 지난해 한 해에만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가격을 기록한 지역들을 분석한 결과 짜장면은 양파 등 식자재 인상 여파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고, 칼국수나 김밥 등은 임대료나 인건비 등 다른 요인이 가격을 밀어올리는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단체는 식자재 중 농산물의 가격 변동이 다른 품목과 비교해 크게 나타난다면서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의 적절한 수급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이런 내용을 담은 ‘외식서비스 가격추이 등 외식업계 동향 파악 및 가격 적정성 분석’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기재부 공모를 통해 시행된 특별물가조사 사업의 하나로, 서민들이 애용하는 주요 6개 외식메뉴(짜장면, 칼국수, 냉면, 김밥, 비빔밥, 삼겹살구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진=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짜장면 평균가격은 2020년 1월 5171원에서 12월 5245원으로 74원(1.4%) 오르는 데 그쳤지만 2021년에 5382원에서 5269원으로 5.1%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월 5652원에서 11월 6227원으로 10.2% 올랐다. 칼국수도 2020년과 2021년 상승률이 각각 0.6%, 4.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월 7151원에서 11월 7885원으로 10.3% 껑충 뛰었다. 김밥은 2020년 상승률이 3.3%에 머물렀지만 2021년과 지난해 각각 8.4%, 10.8%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김밥 평균가격은 2885원으로 조사돼 3000원에 육박했다. 냉면도 지난해 1월 대비 11월 6.4% 올라 평균가격이 9231원에 달했다. 이 밖에 비빔밥은 지난해 1월과 견줘 지난해 11월 평균가격이 6.5% 올라 8879원이었고, 삼겹살구이는 8.8% 올라 지난해 11월 평균가격이 1만6237원으로 조사됐다.

외식물가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7%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5월(6.9%), 6월(6.3%), 7월(5.9%)도 고공행진했던 만큼 올해 짜장면 등의 실제 평균가격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 가격이 오른 이유는 뭘까. 우선 식자재 가격이 주요 변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기준 짜장면 가격은 대전이 가장 높았는데 15㎏당 2만1700원에 달했던 양파값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칼국수는 대전의 경우 호박과 건멸치 가격이 전국 최고가 대비 각각 51.8%, 4.0% 낮았는데도 평균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식자재보다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 다른 요인이 컸기 때문이다. 또 냉면 가격이 가장 비싼 부산과 김밥 가격이 가장 높았던 서울 역시 식자재보다는 임대료·인건비가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A업체 대표는 “음식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채소가 들어가는 것이 많은데, 비싸지 않을 때는 3만~4만원 정도인데 장마와 날이 더울 때는 12만~13만원씩 가격이 인상된다”고 말했다. B업체 대표는 “인건비 등 모든 것이 오르니 어쩔 수 없이 외식비도 같이 따라서 올라간다”고 밝혔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측은 외식 품목의 주요 식자재인 농산물의 가격 변동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호박(20개 기준)은 2021년(9월 기준) 1만3920원에서 2022년 2만9180원으로 109.6% 증가했고, 당근(20㎏)도 같은 기간 2만9440원에서 6만4440원으로 껑충 뛰는 등 농산물 식자재의 가격 변동 폭이 컸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측은 “농산물의 가격 변동이 다른 품목보다 높게 나타나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가격이 급변하는 식재료는 정부 재고 물량을 신속하게 방출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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