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뇌물로 정리해야” 말해
金, 7일 석방… 신병 재확보 나설 듯
검찰 “李 대표는 가짜뉴스 수혜자
김씨 허위사실 유포, 선거법 위반”
신씨 2차 소환 조만간 통보할 듯
문체부·방통위, 가짜뉴스 TF 가동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입법 추진
JTBC “‘尹 수사 무마’ 보도 사과”
윤재옥 “침묵 길어지면 연루 시인”
7일 김만배·신학림 고발하기로 野
“국면 전환용… 특검으로 규명”
검찰이 지난해 대선 정국을 뒤흔든 대장동 일당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이 사건 역시 검찰의 칼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할 전망이다. 검찰은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아 석방된 김씨에 대한 신병 확보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건을 ‘가짜뉴스’ 사건으로 명명하고 신문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6일 김씨 구속을 연장해 달라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씨는 1심 재판 구속기간(6개월)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된다. 김씨는 7일 0시를 넘긴 직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검찰은 앞서 이날 김씨 심문기일에서 김씨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 업자들에게 “우리는 이재명과 한배”라며 허위 인터뷰를 종용한 정황을 공개했다. 김씨가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 대표 당선을 위해 허위 인터뷰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를 계획·실행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남씨가 2021년 JTBC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그분’ 의혹과 관련해 “김씨가 유동규를 그분이라 부른 적 없다”고 했다가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고 번복한 배경엔 김씨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남씨의 JTBC 첫 인터뷰 이후 남씨에게 전화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의 허위 인터뷰도 지시했다. 조씨는 2021년 JTBC와 “그분은 유동규”란 취지로 인터뷰했는데, 이 역시 김씨가 “(유)동규의 뇌물사건으로 정리돼야 해”라고 했기 때문이란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김씨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씨 심문기일에서 검찰은 “(김씨의) 이런 허위사실 유포 행위는 공범인 이 대표가 후보로 출마한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직선거법 위반이란 별도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김씨 주거지와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씨는 2021년 9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근무 시절인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관련 브로커 조씨에게 커피 한 잔 주며 (조사하지 않고) 보내 줬다”는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준 혐의(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신씨는 이날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조만간 신씨에게 2차 소환 통보를 할 방침이다.
신씨는 김씨에게 받은 거액이 자신이 쓴 책 3권을 판 정당한 대가라며 혐의를 부인한다. 김씨는 대가성을 숨기고자 신씨 책을 산 것처럼 꾸며 인터뷰 전인 2021년 3월1일자로 도서 판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김씨를 인터뷰한 경위, 김씨의 언론재단 이사장직 제안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 대선 당시 이슈 중 하나였던 대장동 사건 실체를 덮기 위해 “윤석열 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본다. 특히 김씨 허위 인터뷰가 대선 직전 보도된 점 등으로 미뤄 그 배경과 사건의 배후세력이 있는지도 보고 있다.
선거 공작 논란으로 번진 이 사건 수혜자가 이 대표였던 만큼 검찰은 압수물 분석, 신씨 등 관련자 조사를 거쳐 이 대표를 조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뉴스타파 보도 전인 지난해 2월부터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윤 대통령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느냐”고 추궁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엔 김씨 허위 인터뷰를 선거운동 막판에 적극 활용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CK) 변호사는 “사건 배후에 민주당이나 이 대표 대선 캠프와 어떤 관련성, 커넥션이 있는지도 수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 없다’는 조씨 진술을 받았는데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않은 당시 검찰 내부 지휘라인 수사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김씨 허위 인터뷰를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 사건으로 규정하고, ‘가짜뉴스 퇴치 TF(태스크포스)’ 내부 대응팀을 가동해 사건 전모를 추적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문체부는 “뉴스타파 보도 과정·내용에 신문법상 위반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가짜뉴스 근절 TF’를 가동한다. TF는 고의 등에 의한 악의적 허위 정보를 방송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가능한 ‘통합 심의법제’ 등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JTBC는 지난해 2월 뉴스타파에 앞서 윤 대통령이 검사 재직 시절인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 조씨의 수사를 무마해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JTBC는 이날 방송한 ‘뉴스룸’에서 “왜곡된 보도를 하게 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당시 기사 작성 과정에 있던 관련 담당자들은 업무에서 배제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與 “허위 인터뷰는 대선 공작… 민주 연루 의심”
국민의힘은 6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을 대선 공작으로 규정하며 이를 고리로 한 대야 공세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선 공작 게이트’ 대응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 사건의 본질은 가짜뉴스로 대선 결과를 바꿔치기하려 한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며 “그 수혜 또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상식적으로 민주당의 연루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선자를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바꾸기 위해 자행된 중대한 국기문란이자 반민주적, 반헌법적 범죄”라며 “2002년 김대업 병역 비리 조작 사건, 2017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볼 때 그동안 선거 때마다 벌여 온 상습적인 선거 공작의 연장선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에 대한 해명은 물론 민주주의 파괴 공작의 진상 규명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침묵이 계속 길어진다면 이는 김만배와 신학림의 대선 공작에 연루돼 있다고 시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당 미디어정책조정특위를 통해 대선 공작 진상 규명에 집중하고 관련 수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우선 7일 서울경찰청에 김씨와 신 전 위원장, 관련 보도를 한 기자들을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뒤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단순 정치 공작이 아니라 선거 공작꾼들과 범죄꾼들이 결탁한 희대의 국기문란으로 자유민주주의 파괴 범죄, 국민주권 도둑질 범죄로 규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전날 유튜브 매체 ‘더탐사’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 보수 진영 인사와 통화 녹취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물타기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같은 방향으로 국정운영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분열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선거에 가짜뉴스를 고의로 개입시켜 조작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의 배후에도 민주당이 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주장이 ‘국면 전환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허위 인터뷰 논란과 별개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검사였던 윤 대통령의 수사 무마 의혹은 특검을 통해 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권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 이념, 친일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모색하고 있다”며 “인터뷰 내용을 이 대표와 연결해 대선공작 프레임으로 전환, 국정 무능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카드로 비친다. 정말 그렇다면 12월 대장동 관련 특검에서 이걸 밝히면 된다”고 비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