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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러 무기 빅딜은 ‘악마의 거래’”… 추가제재 강력 경고 [김정은 방러]

입력 : 2023-09-12 18:21:40 수정 : 2023-09-12 23: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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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위반’ 강조 맹비난

국무부 “러, 우크라전 실패 자명”
金 방러 ‘거래 마무리 단계’ 평가

닛케이 “전쟁 지원 절박한 러
고립까지 각오하고 北에 접근”
WP “가시적 이득 볼지 불투명”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러 무기거래 시도를 강력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을 ‘국제적 왕따’로 칭하고, 러시아가 국제적 왕따에게 구걸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를 두고 ‘악마의 거래’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년 반 전, 러시아 제국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꿈을 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략 전쟁을 시작한 것은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군사적 지원을 구걸하기 위해 자국을 돌아다니는 모습보다 더 좋은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연방을 방문하기위해 9월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밀러 대변인은 북한을 ‘국제적 왕따’(international pariah)라고 칭하고, 러시아 역시 같은 처지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리핑에서는 밀러 대변인이 러시아가 북한에 ‘구걸’(beg)한다고 수차례 발언하자 일부 취재진이 ‘러시아는 북한이 원하는 것을 북한에 제공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밀러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도움을 구걸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북·러 간 무기거래 시 추가 제재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밀러 대변인은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무기 이전은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임을 양국에 상기시킬 것”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자금을 지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제재를 계속 시행할 것이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북·러 정상) 회담의 결과를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크리스 쿤스 의원은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 “(푸틴 대통령은) 더 많은 장비와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북한은 매우 많은 포탄과 물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동맹 의지 결코 약해지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계획이 공식 확인된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군기지에서 열린 9·11테러 22주기 추모식에서 기념 연설을 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국길에 이곳에 들러 “미국과 미국민, 우리 동맹을 겨냥한 또 다른 공격을 막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결코 약해질 수 없다”고 연설했다. 앵커리지=AFP연합뉴스

쿤스 의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고, 김 위원장이 두 가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가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박 미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부대표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개최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하기 위한 상당하고 다양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한 일련의 대화에서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잠재적 거래에는 러시아의 방위산업에 도움이 되는 원자재 제공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북·러) 정상은 역내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서 점점 더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서도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장기적이고 가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2019년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김정은(뒤)과 푸틴.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해 전투 능력 강화가 필요한 러시아가 무기와 탄약 등을 지원받기 위해 고립을 각오하고 북한에 접근했다고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러시아가 개발도상국과의 외교 작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잃을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도 ‘금단’으로 여겨졌던 ‘지구상 불량배 국가’ 북한과의 거래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제재로 어려움에 부닥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후 중국, 개발도상국·신흥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피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워싱턴·도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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