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한 어린이집에서 4명의 영유아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노출 증세를 보였고, 이 중 1세 영아가 결국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이 지역 구급대원들은 오후 2시45분쯤 어린이집에서 영유아 3명이 낮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는 911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1세 남아, 2세 남아, 8개월 여아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원들은 오피오이드 해독제인 ‘나르칸’을 투여하고 이들을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1세 남아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날 같은 어린이집에서 일찍 귀가한 2세 남아 역시 마약 노출 증세를 보여 부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뉴욕시 경찰은 밝혔다. 이 아이를 포함해 병원에서 치료받은 아이들 중 일부는 안정을 찾았으나 일부는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이들이 장기간 약물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어린이집 수색 결과 내부에서 마약 거래상이 대량의 약물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기기 등을 발견, 관련자를 구금해 조사 중이다.
주로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는 브롱크스는 펜타닐과 같은 오피오이드 오남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뉴욕시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시에서 발생한 마약 과다 복용 사망의 80%가 펜타닐로 인한 것이었으며,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 지역이 브롱크스였다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소속의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위기는 현실이며, 오피오이드나 펜타닐을 집에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신호”라고 말했다.
사망한 1세 남아 니콜라스 도미니치의 아버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5남매 중 막내인 니콜라스가 어린이집에 다닌 지는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며 “아이가 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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