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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씨 봉투에 들여온 필로폰…고수익 알바로 유통책 모집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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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9 14:24:33 수정 : 2023-09-19 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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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필로폰을 해바라기씨로 속여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노리고 일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9일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하고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밀반입자와 국내 유통총책, 투약자 등 8명(구속 4명)을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20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송치됐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일명 ‘블루’로 알려진 필리핀에 있는 상선은 고수익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며 밀반입책으로 주부 A(46)씨를 고용했다. 그는 상선으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제공받고 직접 필리핀에 가 밀반입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A씨는 한 번에 500∼800g씩, 8회에 걸쳐 특정 브랜드의 해바라기씨 봉투에 담긴 필로폰을 총 5830g을 들여왔는데, 시가 190억원 상당으로 1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한 봉투에는 필로폰 100∼150g 정도가 담겼다. 이 정도 필로폰을 담은 봉투 촉감이나 형태가 실제 제품과 비슷해 외관상 구분이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경찰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목적으로, 자신이 운반하는 물건이 마약인지 모르고 시작했으나 이후 마약류일 것으로 추측은 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들여온 필로폰은 ‘던지기’ 수법으로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가 상선 지시로 지하철 물품보관함이나 빌라 옥상 등 지정된 장소에 필로폰을 두면 이를 유통책들이 수거해 다른 장소에 옮겨 놓는 방식이다. 상선은 국내 유통총책 B(39)씨 등도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모집했다. B씨 등 유통책 6명은 건당 50만원에서 100만원을 제공받았다.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으로, 코인이나 무통장입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역시 ‘처음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자 가담했다’며 마약 운반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1213g과 엑스터시 20정을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은은 시가 40억5000만원 상당으로, 4만5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밀반입된 나머지 필로폰은 이미 국내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상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상선이 누군지 특정하기 위해 수사 중이며 특정되면 국제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현재까지 파악된 밀반입 양 외에 추가분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입국 시 기내 휴대용수하물을 별도로 수색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공항 세관에 기내 휴대수하물 등을 적극적으로 검색하도록 협조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대규모 유통 사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상자산 등을 이요한 마약류 유통 사범을 단속하고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마약사범이 양산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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