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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제작에 도전한 지역문화재단들… 순천·장흥·경기 광주 손잡고 ‘라보엠’ 무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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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9 16:43:40 수정 : 2023-09-19 16: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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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입체적 연출 주목
윤정난·신상근·강형규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 출연

광주시문화재단과 순천문화예술회관, 장흥문화예술회관이 손잡고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걸작 오페라 ‘라보엠(La Boheme)’을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음악과 연기, 미술, 무용 등이 결합된 종합공연예술인 오페라 전막공연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 기초지방자치단체 문예회관이 제작하거나 무대에 올리는 건 매우 드문 일이어서 주목된다.

 

양수연(왼쪽부터) 연출과 정은경 순천문화예술회관 관장, 오세영 광주시문화재단 대표, 박평준 예술총감독, 장길황 제작총감독이 18일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선보일 ‘라보엠’ 제작을 맡은 박평준 예술총감독은 “지역에서 대규모 예산을 들여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하는 오페라 중 하나인 ‘라보엠’을 통해 오페라를 처음 보는 관객의 10%라도 오페라의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의 ‘문예회관, 예술단체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 일환으로 제작하는 이번 작품의 제작비 5억여원 중 절반은 한문연이, 나머지 절반은 3개 문예회관이 각각 분담한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양수연 연출가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영 광주시문화재단 대표는 “자체적으로 오페라 갈라콘서트는 진행했지만, 전막 오페라를 올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지역 3개 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제작해 이런 대규모 오페라를 지역 관객에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순천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순천은 작은 도시지만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라보엠’도 많은 시민이 보러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를 통해 지역문예회관의 오페라 기획과 제작 역량 키우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박평준 예술총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성악가 윤정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푸치니의 ‘라보엠’은 베르디의 ‘아이다(Aida)’, 비제의 ‘카르멘(Carmen)’과 묶어 ‘오페라 흥행의 ABC’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명작 오페라다. 19세기 파리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자유분방하게 사는 젊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1994년 초연한 조너선 라슨의 유명 뮤지컬 ‘렌트’의 원작이자 수많은 소설, 영화, TV 드라마에 영감을 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

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성악가 이다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작품에선 기존 ‘라보엠’ 공연들과 달리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새로운 무대가 꾸며진다. 빔프로젝터와 미디어아트 기술을 활용해 공연장 전체와 객석 좌우 벽면에 영상을 송출한다. 극의 흐름과 분위기에 따라 공연장은 19세기 좁은 파리 다락방부터 카페가 위치한 번화가, 눈 오는 파리 시내가 되기도 한다.

 

양수연 연출은 “영상이 음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푸치니 음악을 방해하지 않도록 연출을 신경 쓰고 있다”며 “극 중 배경인 다락방이 3면의 무대로 펼쳐질 때 어떻게 하면 푸치니의 의도와 잘 맞을지 고민하며 가장 푸치니적인 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성악가 김효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예술감독은 “단순한 영상 투사를 넘어 입체적으로 무대를 연출해 몰입감을 높여 관객들이 작품 속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장길황 제작총감독은 “원작을 변주하기보다 정통 오페라의 맛을 최대한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각각 덧붙였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 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한다. 주인공 ‘미미’ 역에 소프라노 윤정난과 이다미, ‘로돌포’ 역에 테너 신상근과 김효종, 로돌포 친구인 ‘마르첼로’ 역에 바리톤 강형규·최병혁 등이 캐스팅됐다. 이들의 기대도 크다. 다수의 오페라를 지휘한 지휘자 김덕기와 함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성악가 강형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성악가 신상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3년 ‘라보엠’으로 데뷔해 이번 공연이 더 뜻깊다고 한 강형규는 “오페라가 많이 발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소외됐다는 생각도 든다. 거기엔 성악가들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며 “관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오페라 또한 많은 관객이 사랑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보엠’은 다음 달 6일 장흥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13~14일 남한산성아트홀, 20~21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호평을 받는다면 향후 다른 지역들에서도 공연될 전망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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