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장기간 단식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중인 이 대표를 방문해 20여분 간 비공개 면담을 통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손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링거랑 수액만 맞고 곡기는 여전히 안 한다면서”라며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에게 안부부터 물었다.
이 대표는 크지 않은 목소리로 “생각이 없어가지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대표는 단식 장기화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 상태였음에도 속삭이는 듯한 발언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20일째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라고 안타가워 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힘든 사람이 더 많다”는 취지로 추정되는 답변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 마음은 우리가 충분히 공감한다. 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한다”며 “빨리 기운 차려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여당을 향해 하는 말인 듯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로 추정되는 답변을 남겼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에 대해 위로도 하고 만류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됐다”며 “이 대표는 이제 혼자의 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으니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다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같다”며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전화도 주시고 중단해달라는 말씀도 전해주시고 또 이런 걸음까지 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지난 18일 건강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돼 회복치료를 받았다. 현재 이 대표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최소한의 수액만 맞으며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