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 “고용노동부 설문 곧 발표 예정”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유예 견해에 공감하며, 관계 부처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주52시간 근로제 개편과 외국인 인력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고용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 장관을 포함해 이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임병훈 이노비즈협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현안은 중처법이다.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에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강화한 중처법은 올해 1월 시행됐고,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을 2년 유예받았다. 내년 1월2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김 회장은 전국에 50인 미만 사업장 수가 70만개라며 “70만개 중 80%는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중처법 관련 컨설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지원 규모는 1만개에 그치고, 중소기업이 외부 컨설팅을 받으려면 비용이 1000만원씩 든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현재 법이 산업계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하나의 법 잣대로 모든 것을 담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고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중처법이 (기업들에게) 힘든 이유는 강력해서가 아니라 애매모호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중처법을 명확히 이해 가능할 정도로 개정해야 한다고 꾸준히 제시하려 한다”며 “애매모호한 법으로 큰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유예가 필요하지 않냐고 전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는 이 외에 주 52시간 근무제의 유연화와 외국인 인력 확대 문제도 건의했다. 석용찬 메인비즈협회장은 “일본은 최대 월 100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하다”고 건의했고,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은 외국인 근로자들 경우 52시간 일하고자 하는 수요가 더 크다고 했다. 이 회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52시간 근로하는 사업장에 남아 있지 않는다”며 “토요일도 한 달에 두 번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개발자·디자이너 등 전문성을 갖춘 직종을 대상으로 한 E7 비자 발급 요건 완화도 건의됐다. 권선주 IT여성기업인협회 수석부회장은 IT 업계 구인난이 심각해 베트남 등 해외에서 프로그래머들을 데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인턴을 데려오고 싶을 때 학위가 없으면 비자를 받기 어렵다”며 “국내에도 고졸 프로그래머들이 많은데 이런 면을 살펴달라”고 했다.
이 장관은 업계 의견을 관계 부처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잘한 것도, 못한 것도 있었지만 노동 환경에 대해서는 너무 후퇴를 많이 시켰다”고 언급했다. 이어 “법률도 경직되게 만들어 하나하나 풀기 힘든데 최선을 다해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조만간 고용노동부에서 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에 대한 전 국민 설문이 발표된다며 “업계 바람을 전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