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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분석가 박성민 대표 “이재명 특권포기 선언부터 단식까지 모두 현란한 페인트 모션”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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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6 21:00:00 수정 : 2023-09-26 2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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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선 후 ‘방탄’에 방점… 단식이 자충수
영장 상관없이 李 체제로는 총선 못 치를 것
민주 비대위 전환 가능성 ‘35%’·분열 ‘60%’

尹, 이념 강조 행보 선거 전략엔 ‘마이너스’
文정부 정책 다 뒤집고 정치적 태도 악화
마지못해 찍은 중도층 표심 얻기 역부족

7개월 남은 2024년 총선 판세 예측 불가능
산업화·민주화 세력 긴 전쟁 마침표 될 것
코로나처럼 예상 못 한 변수가 결판 예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2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국의 불가측성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정치분석가인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를 만나 정국에 대한 분석과 총선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균형감 있고 깊이 있는 정치 분석으로 정평이 난 박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나 혁신위원회를 띄운 것은 물론 단식까지 모두 현란한 페인트 모션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단 한 번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관련해서는 “문재인정부의 정책은 다 뒤집고 있으나, 정치적 태도는 더 나빠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21일 오전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됐고, 25일 오후 다시 전화통화를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등 정국 현안의 이면과 파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든, 발부되든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또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분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허정호 기자

―최근 여야 대치가 격렬해지며 정치가 실종됐는데.

“국내 정치든 국제 정치든 위계가 깨지면 싸움이 난다. 압도적인 지배권력의 힘이 약해지거나, 쫓아가는 힘이 강해진 경우 위계가 깨진다. 과거에는 보수당이 한국의 주류고, 민주당은 비주류고 안티테제였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그러기 때문에 싸움이 격렬해지고 있다. 후보 단일화, 합당, 연대는 원래 민주당이 하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보수에서 하고 있다. 산업화, 민주화 세력의 긴 전쟁이 내년 총선에서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된다. 2024년 총선은 1600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마침내 승리해 에도 시대를 열었던 세키가하라 전투와 비견된다.”

―정치 복원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보수 동맹과 진보 동맹의 정치 싸움은 본질적으로 세계관의 충돌이다. 이념이 다른 세력 간의 충돌은 화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보수당과 민주당은 세계관이 다르다. 윤 대통령이 이념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이 전쟁이 세계관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단식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표는 모든 것을 방탄에 맞춰 움직여 왔다. 이 대표 입장에선 목표가 불구속기소인데, 그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영장심사에서 기각되는 것이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영장심사에 가서 기각되는 방법은 고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식에 이르기까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것이나 혁신위를 띄운 것은 모두 현란한 페인트 모션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식은 자충수였다. 영장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2023.09.21 허정호 기자

―21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는데.

“1차 체포동의안 때 압도적으로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불과 10표가 부족해 가결되지 않았다. 그때 굉장히 강한 시그널이 들어간 것이다. 이 대표에게 로드맵을 내놓으라고 경고한 것이다. 그 이후 비명(비이재명)은 이 대표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이 대표는 (비명이)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21일 오전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비명이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예상해 보면.

“저는 2차 체포동의안도 가결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대표 입장에서 영장심사 전망도 밝지 않다. 이 대표가 단식하고 부결 요청을 한 것을 보면 정황상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향후 민주당은 어떻게 될까.

“영장이 기각되든, 발부되든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이 대표 체제로 똘똘 뭉쳐 친명(친이재명)·비명이 하나가 돼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은 5%다. 극히 작다. 어떻게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이 대표 없는 총선을 치를 가능성은 35%, 제법 있다. 나머지 60%는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분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크다.”

―비명이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까.

“내년 총선이 2020년처럼 양 진영이 똘똘 뭉쳐 투표율이 높고 양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은 20% 정도로 본다. 2016년처럼 경쟁력 있는 제3당이 나와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은 40% 정도 본다. 1996년처럼 양쪽이 다 깨져서 경쟁력 있는 4당이 경쟁하는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은 40%로 본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2023.09.21 허정호 기자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을까.

“방법이 없다고 본다. 이 대표 체제로 똘똘 뭉치자는 친명도 이 대표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총선 때까지 재판과 선고를 미뤄놓고 이 대표가 있으면 자기가 공천받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영장심사 후에는 어떻게 전개될까.

“영장이 발부된다면 세 가지 얘기가 나올 것이다. 대표직 유지하면서 옥중공천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옥중공천은 불가능하다. 둘째는 즉각 전당대회를 열자는 얘기다. 비명은 ‘비대위 전환하자’고 할 거다. 이게 합리적 주장인데. 이렇게 하려면 이 대표 측, 문재인 전 대통령 측, 비명과 고도의 정치적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간단하지 않다.”

―윤 대통령이 최근 이념을 강조하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보면 이념을 강조하는 것은 선거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토끼는 나갈 생각도 없고 나갈 곳도 없다. 요즘 이탈한 표는 대선 때 마지못해 찍은 중도층인데, 이들은 불만이 많다. 중도층 표를 얻어야 총선에서 이길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전략적이지 않다.”

―여권의 지지율도 답보 상태인데.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야당발 분열에만 기대고 있다. 대선, 지방선거 때의 선거연합만 유지하면 승리할 수 있는데, 그걸 안 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 발언을 보면 마치 예전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보는 것 같다. 날 것으로 막 나온다. 또 이준석 전 대표, 안철수 의원과의 선거연합을 깼다. 이념 발언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적수라고 한 것이다. 바둑에서 가장 나쁜 게 이적수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2023.09.21 허정호 기자

―국민의힘도 속병이 깊지 않나.

“중도층은 문재인정부와 다른 정부를 원했다. 정책은 다 뒤집고 있으니 다른 정부가 맞는데 정치적 태도는 더 나빠진 것 같다. 어떻게 인사를 저렇게 하나.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데 감사원이 돌격대가 됐고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통령 특보를 보냈다. 이런 적이 없지 않나. 윤 대통령을 마지못해 찍은 사람은 정책뿐만 아니라 정치적 태도도 달라지기를 원한 것이다. 인사 그렇게 하지 말고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잘못한 것은 인정도 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당선 후에 대통령 입으로 통합을 말한 적이 없지 않나.”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이 심각한데.

“1996년, 2008년 총선에서 보수가 이긴 것은 민주당이 분열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기지 못했다. 2020년에는 심했다. 민주당이 수도권 121석 중 103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16석에 그쳤다. 이런 참패를 겪고도 국민의힘은 위기감이 없다. 민주당은 과거 호남 정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의 정서는 수도권 정당이다. 지도부 전원을 수도권으로만 뽑는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전원이 영남, 강원이다.”

―내년 총선 판세를 전망해 본다면.

“지금 약 7개월 남은 시점에서 총선 판세 예측은 의미가 없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2020년 총선도 민주당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았으나 코로나19가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내년 총선은 내년 총선 즈음해 터질 문제로 결판이 나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등 정국 현안의 이면과 파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든, 발부되든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또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분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허정호 기자

―총선의 주요 변수는.

“예상된 변수는 변수가 아니다. 코로나19처럼 예상을 못 한 게 변수다. 우선 김기현,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다음은 공천 문제다. 분열은 항상 공천 파동에서 나온다. (민주당에) 비대위가 들어설 거냐가 첫째고, 코로나19처럼 예상 못 한 일이 터질 거냐, 2016년처럼 (민주당의) 분열이 일어날 거냐가 변수다.”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총선을 예측할 때 세 가지 지표를 봐야 한다. 정당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 하나는 대통령 긍·부정 평가다. 35%대 55%가 중요하다. 긍정이 35% 밑이고 부정이 55%를 넘은 것은 매우 안 좋은 것이다. 둘째는 여당 찍을 거냐, 야당 찍을 거냐. 여당 찍겠다는 사람은 모두 여당을 찍겠지만, 야당 찍겠다는 사람은 정의당이나 제3당도 찍을 것이다. 셋째 지표가 중요하다. 민주당을 대안으로 보느냐다. 그런데 민주당을 대안으로 안 본다.”

―제3신당은 파괴력이 있을까.

“지금은 큰 의미가 없다. 신당은 12월 이후에 양당으로부터 동력이 와야 한다. 자체 동력은 없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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