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을 계기로 주4일 근무제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커지는 중이다. UAW가 파업 협상 조건 중 하나로 ‘주 4일·32시간 근무’를 제시한 덕분이다. 임금 인상, 생활비 조정 등에 비교해 협상 우선 순위는 다소 밀리는 형국이지만 이번 파업을 계기로 미국 제조업에서도 주4일 근무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정보기술(IT) 등 젊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및 기타 주의 의원들은 더 많은 기업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도록 촉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법안은 장기적인 안이기는 하지만 정책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으로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6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미국 내 기업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들은 직원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졌으며 이직률이 감소하고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생산성은 거의 또는 전혀 손실이 없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문화와 근무 환경이 크게 변화해야한다, WSJ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온라인 의류 리셀러인 트레드업의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 기업은 300명에 가까운 급여를 받는 직원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근무하는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서 회의와 장시간의 이메일 교환을 20% 이상 대폭 줄였다. 이런 변화 결과 이 기업은 직원들의 자발적 이직률이 지난해 4%로 2020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아예 국가 차원의 실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영국, 벨기에, 포르투갈 등이 국가 차원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한 나라들이다.
유로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근로자와 고용주가 직장 유연성과 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점화됐다면서 이들 국가는 직원들이 주 4일을 근무하면서 동일한 급여를 받고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을 받는 대신 업무량을 동일하게 유지할수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 벨기에는 2022월 2월 직원들이 급여 손실 없이 기존 5일 근무 대신 4일만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했다. 이 새로운 법은 지난해 11월 시행돼 직원들은 주 4일 또는 5일 근무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단순히 근무 시간을 더 적은 일수로 압축하는 것“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알렉산더 드 크루 벨기에 총리는 이러한 변화가 벨기에의 경직된 노동 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가정 생활과 직업을 더 쉽게 병행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그는 또한 새로운 모델이 보다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스페인은 지난해 군소 좌파 정당인 마스파이스가 주 4일 근무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하자는 요청에 정부가 동의한 뒤 12월에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페인과 이웃한 포루투갈도 6월 39개 민간기업과 비영리 단체 등을 대상으로 시범 프로그램를 가동했다.
유로뉴스는 “각국 정부가 이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채택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주 4일 근무제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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