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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규모 투자로 영향력 강화…페루 항만·전력 공급망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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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06 09:38:53 수정 : 2023-10-06 09: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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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 페루 핵심 항만 건설과 주요 전력 공급망 확보에 나서며 남미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등 중국의 공격적인 외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인 남방전망은 페루 수도 리마 북부 지역 전력 공급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다. 페루 인구 3400만명 중 20% 이상이 거주하는 리마에서는 현재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에넬의 자회사 에넬 페루가 북부 지역 전력 배전·공급을 맡고 있다.

 

남방전망은 이 회사 지분 100%를 29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사들이기로 지난 4월 에넬 측과 합의했다. FT는 남방전망이 현재 페루 당국의 거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리마 전력 공급은 전적으로 중국 기업에 의존하게 된다. 나머지 전기 사업권은 이미 2020년부터 중국 싼샤그룹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싼샤그룹은 페루 최대 수력발전소로 꼽히는 샤그야 댐도 소유하고 있다.

 

페루 산업협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에넬 매각이 성사되면 중국 기업이 리마 전력 유통 시장을 100% 차지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페루 창카이 항 건설 현장. EPA 연합뉴스

또 중국 국영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은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창카이에서 거대 항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남미와 북미, 아시아를 연결하는 허브 항만 건설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이 사업은 내년 페루에서 열릴 예정인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시기에 맞춰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는 항만 준공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앞서 이 프로젝트가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 규모라고 보도했지만 현지 매체는 최종적으로 36억달러(약 4조8400억원)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만 지분은 중국원양해운이 60%, 페루 광산기업인 볼칸이 4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미국 측에서 페루 외교당국에 우려의 뜻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페루 엘코메르시오는 외교부 당국자 언급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형태의 연락도 받은 적 없다”며 미국 측의 우려 표명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는 창카이가 ‘페루의 상하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페루를 비롯한 중남미에서의 중국 기업 불공정 경쟁이 심화하는 것과 더불어 미국으로서는 안보 위협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국제관계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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