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선 전날 발표 선거 개입”
野, 천공 영상 틀며 맹공… 與, 항의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해킹 가능성은 있지만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실질적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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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는 최근 국정원이 “투·개표 모두 해킹 가능한 상태”라고 그 결과를 발표한 선관위 대상 합동 보안점검에 참여했다. 이 원장은 “비시스템적인 상황, 법 제도까지 포함해서 (선거 관리 위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그것까지 감안해서 점검했다면 선거 전반에 대한 피해 위험도 판단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KISA 직원 3명이 합동 점검에 파견됐지만 점검 과정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외부에 누설할 수 없다는 보안 서약을 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날 보안점검 결과를 일방 발표한 걸 지적하며 “국정원을 앞세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국정원) 보도자료 상단을 보면 KISA가 명시돼 있는데, 보도자료 일정을 협의하지 않았다는 거냐”고 묻자 이 원장은 “네, 그렇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보궐선거 전에 국정원이 무리하게 발표하느라 KISA와 일정을 공유하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 같은 질의 중 역술가 천공의 강의 영상을 틀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선관위 점검결과 발표에 대해 “다시 국민의힘이 부정선거 관련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 영상을 재생시켰다. 영상에선 ‘개표 부정이 아주 심하다. 어떤 조직이 개표를 조작하면 또다시 망한다. 이걸 조심해야 한다’는 천공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장제원 과방위원장 대신 여당 간사로 국감 진행을 맡은 박성중 의원은 이 영상 재생에 대해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고 해도 천공 강의를 가지고 (질의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이 “검열하지 마세요”, “좌시하지 않겠다” 등 항의했고, 박 의원도 “조용히 하세요”, “검열 안 했다”고 반박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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