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한시적 금지 사흘째인 8일 국내증시는 이틀째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며 약세를 보였다. 고금리 상황에 국내 수급까지 악화하면서 증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91% 하락한 2421.62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39억원, 26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증시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1.62% 하락한 811.02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322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이 454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빠졌다.
이날도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한 약세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4% 하락한 43만7500원을 기록했고 포스코퓨처엠(-3.54%), POSCO홀딩스(-1.72%) 등 하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는 주가가 전날 대비 14.20% 빠지면서 73만7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일반청약을 9일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에코프로비엠(-10.19%), 에코프로에이치엔(-6.92%) 등도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전자도 6만9900원으로 장을 마치며 7만 전자를 다시 내줬다.
공매도 중지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고 국내 수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44조6820억원으로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매도 중지 이후인 전날에도 47조8101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대 소폭 증가에 그쳤다. 고금리 장기화에 주식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채권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주가상승을 이끈 이차전지 사업의 실적악화도 증시를 내리는 요인이 됐다. 하나증권은 이날 에코프로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목표가를 현재가보다 30만원가량 낮은 42만원으로 제시했다. 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벨류에이션(가치평가)을 들어 “본질 가치를 초과한 버블(거품)의 영역에서 변동성 전투 참전은 결국 벌금으로 돌아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내년 증시의 상승여력 역시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시장의 주요 변수는 이익과 금리”라며 “내년 50% 이상 이익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으며 고금리 환경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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