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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외교안보회담, 核억제와 급변 정세 공조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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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09 23:39:59 수정 : 2023-11-09 2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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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과 만나 대북정책 공조 등 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오찬을 함께 하며 한·미동맹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미 국무장관이 방한한 것은 약 2년8개월 만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무력충돌이 격화된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중동 지역을 순회한 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다가 곧바로 한국을 찾았다. 동선 자체가 평가할 만하다. 중동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공동기자회견까지 진행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 중”이라며 “압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조 안보실장과 만나서도 북한의 러시아 무기 제공을 강력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동맹의 힘과 의지 과시가 필요한 시점에 때맞춰 회담이 열리고 공동 입장이 발표된 것은 고무적이다.

외교장관 회담에선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역할론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위험한 행동에서 발을 떼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 장관도 “북·러 군사협력으로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다음 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했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며, 나름의 실리 외교를 펼쳐야만 북·러 간 밀착에 따른 안보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 후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한·미안보협의회와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의 실효성 문제와 대북 감시정찰의 난맥상을 거론하며, 합의 효력 정지에 따른 지지를 구할 듯싶다. 이에 따른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변화가 예상된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실행력 강화 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최고 수준의 확장억제력만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초석임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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