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 ‘연세 드신 분’, ‘흑인’ 등 단어는 사회 분열 야기”
영국 경찰이 상부로부터 ‘성 중립 단어’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받자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스태퍼드셔 경찰국은 지난 6월 소속 경찰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 중립 단어 사용지침’이란 주제의 안내서를 배포했다.
12페이지 분량의 이 안내서는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이 시민을 대상으로 수사 또는 안내를 할 때 ‘성 중립적, 반 차별적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동시에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은 “언어를 통한 차별이자 범죄를 야기하는 불법적 행위”라 경고했다.
성 중립적 단어의 경우 영어에서 일반 명사인 경찰을 지칭하는 용어 ‘Policeman’은 ‘남성 경찰’로 해석돼 사용할 수 없다.
대신 ‘경찰관’을 지칭하는 ‘Police officer’는 사용할 수 있다.
안내서는 ‘연세가 드신 분’이란 표현의 ‘elderly’, ‘노인연금 수령자’를 뜻하는 ‘OAP’ 또한 시민을 대상으로 쓰지 말 것을 권고했다.
마찬가지로 지역사회를 표현할 때 ‘빈곤율이 높은’이란 표현 대신 ‘기회가 적은’이란 표현을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스태퍼드셔 경찰국은 “이 지침은 지역사회 및 경찰과 시민이 서로 최대한의 예의와 존중으로 대할 수 있도록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작성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 북부 하트퍼드셔 경찰국은 경찰 공무원들에게 ‘선생님(sir)’ 및 ‘부인(ma’am)’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또 지난 8월 영국 치안판사협회는 직원 및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의도치 않게 사회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흑인, 아시아인, 소수민족 등의 단오 사용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영국 공직사회 일선에서는 이러한 언어 사용 제한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나이젤 밀스 영국 하원의원은 “경찰은 어떤 단어를 쓸 수 있고 어떤 것은 쓸 수 없는지를 걱정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도 충분히 제 할 일을 할 수 있다”며 스태퍼드셔 경찰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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