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 추정 식당·과일가게도
李·김혜경 배임 혐의 피의자 적시
李대표 사실 인지 여부 규명 방침
민주당 “尹지지율 하락 때 반복 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동희)는 4일 경기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위치한 경기도청 남부·북부청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도청 총무과와 비서실 등 10여 군데를 비롯해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 과일가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인지했거나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와 김씨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함께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수사 끝에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검찰은 사건을 처음 제보한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출신인 조명현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법인카드 유용의혹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재수사를 벌인 끝에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는 한편, 당시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경기도 공무원 등을 상대로도 참고인 조사를 벌여왔다.
해당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2월이다. 조씨는 이 대표 배우자인 김씨와 당시 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모씨가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지불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8월 김씨와 배씨에 대해선 업무상 배임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 대표에 대해선 “연결고리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불송치했다. 불구속 기소된 배씨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조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다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고, 권익위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달리 “이 대표가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며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수원지검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외에 이 대표가 연루된 다른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이 대표에 대한 쪼개기 후원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사법방해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당초 수원지검 2차장이었던 이정섭 검사가 비위 의혹으로 인사조치되면서, 현재는 안병수 2차장검사 직무대리가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두고 “국정지지율이 낮아질 때마다 반복하는 국면전환 쇼”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논란 등으로 민심이반 조짐이 보이자 정치검찰이 또 한 번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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