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분리 징수 후 수신료 197억↓
부장급 이상 급여 일부 반납하고
투자 감축 등 고강도 긴축안 발표
한국방송공사(KBS)는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광고 감소로 인해 내년 34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임금 동결과 특별 명예퇴직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는 자구책을 밝혔다.
KBS는 지난 4일 발간한 사보 특보에서 “수신료 수입 결손이 30%라고 가정할 때 내년에는 결손액이 2627억원에 달하고, 올해 적자가 802억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예상 적자액은 약 34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올해 6월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행된 이래 4개월 동안 작년 대비 수신료 수입이 197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전력과 수신료 징수 비용 및 민원 처리 주체 등을 두고 벌이는 협상을 마치고 분리 징수가 본격화하면 재정 악화는 더 심해지고, 이대로라면 2년 안에 자본잠식이 시작될 것으로 KBS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KBS는 지난달 28일 박민 사장과 임원, 국장·부장급 간부 190여명이 참석한 ‘KBS 위기 극복 워크숍’을 열어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경영진은 급여의 30%, 국장·부장은 급여 일부분을 반납하고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며 연차 촉진제를 시행해 인건비를 절감할 방침이다. 신입사원 채용도 당분간 중단하고 파견 등 단기 계약 인원 50%를 감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2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이르면 이달부터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명예퇴직금은 공공기관의 지급 기준을 따를 예정이며 재정 악화를 고려해 구조조정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무보직 고액연봉자’가 많다고 비판받던 현행 직급 체계를 개선해 직위와 일치하는 직급 제도를 설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직급 정원이 보직 수보다 많은 현재와 달리 직급 정원을 보직 정원에 맞게 축소하는 방안이다. 올해 806억원이던 자본예산 투자도 내년엔 372억원으로 줄여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KBS의 이번 사보 특보는 박 사장이 취임사에서 회사의 위기를 언급하며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선 안 된다”고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한 이후 내놓은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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