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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평 공간서 만드는 ‘로봇 팔’ 세계를 들다

입력 : 2023-12-07 23:00:00 수정 : 2023-12-07 19: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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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르포

상자 쌓고 요리하는 협동로봇
엔지니어 25명 年 2200대 생산
혁신 DNA로 글로벌 톱3 위협
연평균성장률 46%…추월 자신

“‘이게 다야?’라고 생각하셨죠. 정말 이게 전부입니다.”

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서 협동로봇 생산라인을 살펴본 취재진에게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가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엔지니어들이 지난 5일 경기 수원 공장에서 로봇 팔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흔히 제조업이라면 떠올리는 드넓은 공장 부지는 없었다. 약 1355㎡(약 410평) 남짓한 공간엔 엔지니어 10여명과 스스로 움직이며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는 로봇 팔뿐이었다. 두산로보틱스는 25명의 로봇 팔 엔지니어가 하루 10대 내외의 로봇 팔을 제작, 연간 2200대 정도를 생산한다. 류 대표는 “저희는 사람의 몸무게, 팔 길이와 비슷한 로봇을 만들다 보니 사람이 있는 공간이면 어디서든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를 넘어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선두 주자보다 10년 늦게 시장에 진입해 2018년 첫 로봇 팔 라인업을 출시했지만 현재 기존 톱3를 위협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46.1%다. 협동로봇 업계 2위인 일본의 화낙이 25.4%, 1위 덴마크 유니버설 로봇이 8.8%, 3위 대만 테크맨로봇이 5.4% 수준이다. 류 대표는 “3위 업체가 1위 업체보다 CAGR이 더 낮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역전을 자신했다.

두산로보틱스의 폭발적인 성장 비결은 ‘혁신 DNA’다. 보수적인 기계 산업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고객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업체들이 기능 향상에 매달릴 때 두산은 ‘언맷 니즈’(미충족 수요)를 파고들었다. 류 대표는 “협동로봇이 아직 생소한 분야다 보니 고객들조차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며 “우린 협동로봇이 필요한 분야가 어디인지 고객이 원하기 전에 선제로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협동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잠재 시장 규모는 9조달러에 달한다.

이날 현장에서 체험한 바리스타 로봇, 치킨 튀김 로봇, 박스 쌓기(팰리타이징) 로봇 등은 모두 이미 실생활에 쓰이고 있다. 최근 대거 공개한 신규 솔루션인 △단체급식 △공항 수화물 처리 △복강경 수술보조 △빈피킹 솔루션 등 역시 실증사업을 마쳤거나 현장에 투입된 상태다.

협동로봇이 결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까. 류 대표는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두산로보틱스는 직업이 아닌 ‘일거리’를 줄이는 게 목표”라며 “사람이 기피하는 작업을 로봇이 대체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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