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세계 경제가 제한적 성장에 그치고 미국 대선과 중국의 자원 민족주의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이 수출을 견인하며 3년만에 무역수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세계 경제‧환율‧원자재 등 내년도 수출 환경, 美 대선‧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통상 이슈 등을 점검했다.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홍지상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 및 한국 무역 전망’ 발표에서 “내년 세계 경제가 2% 후반의 성장세에 머물면서 세계 교역도 3% 초반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 소비 시장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지속으로 제한적인 수출 여건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등 경기 회복 요인도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가파른 성장과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글로벌 IT 기기의 수요 회복으로 인해 반도체(21.9%), SSD(45.6%), 무선통신기기(7.1%) 등 주력 IT 품목이 수출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산유국 감산 및 중동 리스크 등으로 인해 내년 중 브렌트유의 국제 유가가 90달러 내외로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수입도 소폭 증가하겠지만, 수출이 더 크게 성장하면서 무역 수지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NH선물 김승혁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및 환율 리스크’ 발표에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 달러화는 약세가 예상되나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의 연착륙 기대감 속에 달러화 강세 요인도 상존한다며 “원화 역시 수출 증가에 따른 무역 흑자 전환, 미국‧EU의 긴축 완화 등 강세 요인과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 주요국 경기 둔화 등 약세 요인이 혼재하나 올해와 비교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의 상하방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어 환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 기업은 환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리아 PDS 손양림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관련 공급망 리스크’ 발표에서 “내년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의 핵심 이슈는 중국의 자원 민족주의”라면서 “중국은 미·중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던 핵심 광물 공급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올해보다 더 심화될 수 있어 자원 공급국의 생산 차질, 물류 불확실성, 수출 통제 가능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조성대 실장은 ‘세계 통상환경 점검 및 전망’ 발표에서 “2024년은 ‘슈퍼 선거의 해’로 미국, EU 등 약 40개국이 리더십 변화를 앞두고 있으며, 러·우 전쟁과 가자 지구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어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 각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큰 틀에서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디커플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그 과정에서 첨단‧친환경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주요국의 산업 정책과 보호주의는 강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미국 케이토 연구소 스콧 린시컴 경제통상부장 및 무역정책센터장은 ‘2024년 미 대선 전망과 미국의 통상 정책’ 발표에서 “2024년 미국의 무역 정책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나,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에 힘입어 자국 우선주의 및 보호주의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미 대선과 관련해 “미국 중서부 및 러스트 벨트에 위치하며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경합주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무역 정책과 선거 공약이 대두될 것”이라면서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시 양 후보 모두 제조업 육성, 바이 아메리카 정책의 더욱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세울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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