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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모여 오손도손”…한국형 은퇴자마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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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2 15:30:00 수정 : 2023-12-12 15: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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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년 뒤면 10명 중 4명이 노인인 나라. 그만큼 활력 잃은 나라.

 

세계 최고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기록할 이 국가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이다.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0.8명)보다 0.1명 줄었다. 이대로라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질 지도 모른다. 2015년 이후 급격히 떨어진 출산율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출산율은 끌어 올려야하고 더욱 늘어날 노인을 위한 사회를 만드는데도 힘써야 한다. 고령인구가 급격히 늘었지만 노인복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인 노인 가구 빈곤율은 70.3%나 된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사회적·경제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고령인구를 위한 은퇴자마을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은퇴자마을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정착된 마을공동체의 한 형태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전날 은퇴자마을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보통 대표발의한 의원과 같은 당 의원만 발의에 동참하지만 이 법안의 경우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 여당 의원 7명도 이름을 함께 올렸다. 여야가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단 의미다.

 

은퇴자마을특별법 핵심은 ‘건강한 상태에서 간병이 필요한 상태까지 지속적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인 은퇴자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맹 의원은 발의이유에서 “고령자와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주거에 대한 다양성과 삶의 질 향상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나이가 들어도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 여유롭고 편안한 은퇴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은퇴자 마을 '더 빌리지'. 더빌리지스 홈페이지 제공

은퇴자마을은 해외 일부 지역에선 보편화한 마을공동체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더 빌리지’가 대표적이다. 약 2500만평 규모의 더 빌리지는 55세 이상만 집을 분양받을 수 있다. 은퇴자만을 위한 공간인 셈이다. 빌리지 안에서 주민들은 골프와 테니스, 수영 등을 즐긴다. 매주 열리는 활동만 2000개 수준이다. 더 빌리지 안에선 노인들이 외로움 없이 활기찬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주거·의료 복합단지 ‘엘테토 헬스케어 단지’도 주목함직하다. 네덜란드는 고령화율이 2012년 27%를 돌파해 초고령사회이지만 고령자 행복지수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이는 네덜란드 정부가 다양한 노인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주택도 고령자 맞춤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엘테토 헬스케어 단지는 고령자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이들을 각각 분산 거주시킨다. 같은 그룹으로 묶인 이들은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하고 삶을 영위한다.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은퇴자마을 도입’ 토론회에선 인구소멸이 진행 중이거나 예상되는 지역에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1만 가구 이상의 은퇴자마을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사업주체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공공기관 △민간사업자 △민관합동이 제시됐다.

 

현재 국내에서도 이미 은퇴자마을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 있다. 제주도는 지난 9월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에 은퇴자마을을 조성 중에 있다. 조성기간은 2025년까지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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