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 성인 된 후 한다?…성장기 때 하면 이점 많아 [부모 백과사전]

# 9세 아들을 둔 박모씨는 최근 집안에 틀어박힌 아이를 보면 마음이 심란하다. ‘돌출입’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의기소침해진 이후 학교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크게 눈에 띄게 돌출이 아닌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이 외모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며 “어차피 사춘기 때 얼굴이 바뀔 테니 성인이 된 후 교정하자고 해도 아이가 너무 우울해해서 걱정”이라고 한숨쉬었다.

치과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성장기 교정’이 필요하다고 권한다. 단순히 심미적인 부분으로 인한 자존감 문제 외에도 치아 배열이나 저작 기능, 구강 건강 등 기능적 측면을 고려할 때 이점이 많다는 것이다.

치아교정. 게티이미지뱅크

성장 속도 차이로 편차는 있지만 검진 적기는 평균 만 7∼8세. 검진 이후 부정교합 타입에 따라 만 10∼12세 전에 교정치료 시기가 정해진다. 교정 기간은 보통 18~24개월 수준이다.

성장기 교정 시 장점은 통증이 작다는 점이다. 성장기는 골세포 활성도가 높아서 통증이 상대적으로 작고, 치아 이동 시 잇몸과 치조골이 함께 이동하면서 시린 증상 등이 덜하다. 반면 성인의 경우 잇몸이 얇아지면서 시린 증상이 발생하기 쉽다. 또 성인기 교정은 대부분 발치가 많은 반면 성장기 교정은 후속 영구치가 나는 시기에 맞춰서 교정치료로 공간을 확보해 주면 비발치 교정치료도 가능하다.

따라서 아이가 △유치 앞니가 빠지고도 3개월 이상 영구치가 나오지 않거나 △앞니 틈새가 2mm 이상(전치부 개방교합)인 경우 △위아래 앞니가 맞닿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면 치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들이 치과 검진에서 영구치가 날 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와도 “성장기에 얼굴도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영구치가 날 공간이 생길 것”이라 기대하고 방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고수진 노원을지대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는 “아이의 키, 얼굴의 크기 변화와 무관하게 영구치의 위치는 이미 결정돼 있다. 키가 크면서 맹출 공간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성인기까지 방치하다 공간이 부족해 영구치가 매복된 경우, 그 부위의 잇몸뼈 발육을 방해해 잇몸뼈가 내려갈 위험도 있다.

성장기 교정이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수진 교수는 “아래턱의 과성장이 주된 문제인 주걱턱 부정교합은 과성장의 양과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만 7~8세경에 1차적인 교정치료를 시행한 후 10대 동안에는 소극적인 치료로 유지하다가 성장이 종료된 다음에 적극적인 교정치료를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