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인상 압력 등 불확실성 여전
‘마지막 걸음’ 쉽지 않을 것” 전망
한국은행은 앞으로 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목표 수준인 2% 부근으로 근접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가 불확실성, 비용상승 압력 등으로 ‘마지막 걸음’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은 추가적인 공급충격이 없다면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비용압력도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내년 상·하반기, 2025년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전망치를 각 3.0%, 2.3%, 2.1%로 제시했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경제전망과 같은 수치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1~11월) 기준으로 3.6%(전년동기대비) 상승하며 2021년 이후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으나, 지난해(5.1%)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추가로 하락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의 과정을 마라톤의 ‘마지막 걸음’(last mile)으로 비유했다. 마라톤의 마지막 구간이 가장 힘든 것처럼, 물가가 최종 목표 수준으로 내려가는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오래 가져가겠다는 게 제 해석으로, 개인적으로는 시장 반응만큼 예측 밖은 아니라고 본다”며 “점도표를 보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나,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지는 앞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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