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초점’ 해석 이어지는 가운데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故 노회찬의 ‘불판론’ 언급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27일 탈당 관련 기자회견이 열릴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을 두고 정치권 안팎 해석이 분분하다. 통상 정치인의 중대 기자회견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려왔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의 ‘갈빗집 기자회견’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탈당·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이 오후 3시부터 서울 노원구의 한 갈빗집에서 열린다. 해당 업주는 전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기자회견 진행이 맞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가 2021년초 서울 노원구의 한 주택을 매입했고, 그가 과거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노원병 지역구’로 출마해 세 차례 낙선한 경험이 있는 등 노원이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을 들어 상계동을 기자회견 장소로 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도 자신을 ‘상계동 정치인’이라고 과거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말한 바 있다.
이례적인 ‘갈빗집 기자회견’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숯불갈비는 방점이 아니고 상계동이 방점인 것 같다”며, “본인이 상계동에서 계속 세 번 출마했고 거기서 자랐고, 그 어려운 험지에서 정치를 했다”고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과거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불판론’을 소환했다.
‘이준석 전 대표답다’는 말로 운을 뗀 김 당협위원장은 “그가 표방하는 게 제3신당 아니냐”며 “제3신당하면 제 머릿속에 깊이 기억에 남는 건 노회찬 대표의 ‘불판 갈아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2004년 4·15 총선에서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으로 당선된 노 전 의원이 선거 한 달 전쯤 KBS 토론 프로그램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먹어 판이 이제 새까맣게 됐다”며 “이제는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말했던 일을 다시 끄집어낸 것으로 보였다.
김 당협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노회찬 대표를 심적으로 흠모한 것으로 알고 있고, (노 전 대표) 장례식장에서도 눈물을 보였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며 “(노 전 대표) 지역구도 노원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 전 의원의 ‘불판론’을 이 전 대표가 갈빗집에서 언급할 거라는 관측인데, 상계동에 초점을 둔 기존의 여러 분석보다는 듣는 이에게 묘한 설득력을 안기는 듯도 하다. 김 당협위원장은 “노회찬 대표가 말했던 ‘불판 갈이론’을 이야기하려고, 보여주려고 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이 전 대표 본인에게) 의사를 확인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예정 소식이 알려진 후, 그의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정 시간보다 먼저 가자’, ‘탈당 회견을 노원구에서 하든 다른 곳에서 하든 모두 지지한다’, ‘노원구들과 함께하는 기자회견이라니 더욱 의미 있을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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