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 받던 이선균이 갑작스레 사망해 큰 충격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영화 번역가 황석희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상황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황석희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큰 죄는 괘씸죄다. 세상이 누군가의 가식, 위선, 기만 등의 냄새를 포착하는 순간 그 대상은 죽는 게 나을 정도의 조롱과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선균이 마약 스캔들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던 상황을 꼬집었다.
그는 “수사 기관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이라는 같잖은 면죄부 뒤에 숨어 개인의 존엄을 팔아대고 언론은 그 소스를 가공해 개인의 수치를 생중계하며 비극적인 결말을 강요하듯 절벽 끝으로 몰아세운다”며 수사기관과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절벽 밑으로 떠밀리면 입 모아 손가락질하던 세상은 그제야 손가락을 거두고 합장하며 추모한다. 대중이 영웅의 비상보다 사랑하는 단 한 가지는 영웅의 추락이라고 했다”고 유명인의 흠결을 물어뜯는 세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만큼의 죗값만을 치르는 것이 상식이자 사회적인 합의’라고 생각하는 건 이상주의자의 망상일까”라며 가혹한 현실에 대해 씁쓸해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