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학술 논문 검색 기관인 ‘디비피아(DBpia)’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대학원 시절 발표돼 영문 부실 표기 논란이 일었던 논문을 새해 첫날 추천 논문으로 올렸다가, 비판을 의식한 듯 곧바로 삭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디비피아는 전날 SNS에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제목 논문을 ‘오늘의 추천 논문’으로 소개했다. 해시태그로 ‘운세’ ‘새해’ ‘논문’ ‘디비피아’ ‘dbpia’ 등을 포함해 논문을 추천했던 디비피아는 해당 글을 삭제한 후 별도의 글은 올리지 않고 있다.
김 여사의 개명 전 이름이 저자로 등록돼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된 이 논문을 학술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Use satisfaction of users of online fortune contents and member Yuji by dissatisfaction and a study for withdrawal’이라는 영문 제목과 함께 뜬다. 이 중 ‘member yuji’를 두고 부실 번역 등의 논란이 일었다.
디비피아는 한 매체의 해당 논문 추천 이유 질문에 답변 없이 원글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가 모인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은 2022년 9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기반한 자체 논문 검증 결과, 김 여사의 논문들에서 광범위한 표절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같은 해 8월 국민대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 논문 3편이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었다. 국민의힘은 논문 표절을 주장한 검증단이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정치 단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디비피아의 SNS 계정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던 수능과 임금의 상관관계 논문 소개 해프닝을 떠올린 듯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디비피아는 수능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14일 공식 SNS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끝까지 화이팅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과 함께 2013년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냈던 ‘수능성적이 초기 노동시장의 성과에 미치는 효과 : 일반화 성향점수 접근법’ 제목 논문을 소개했다가 비판을 받았었다.
디비피아는 별도 글을 올려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중요한 시험이니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도에서 올렸으나, 표현 방법도 방식도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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