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 31조·中企 32조 증가
기업대출 규모 늘며 연체율 상승
건전성 관리 2024년 우선 과제될 듯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이 1년 새 63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 노력을 강화한 가운데 회사채 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시장 대신 은행을 찾는 수요가 많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703조6747억원)보다 63조6392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대기업대출 잔액(136조4284억원)은 1년 새 30조9675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630조8855억원)은 같은 기간 32조6718억원 불어났다. 개인사업자대출만 따로 분류해보면 지난해 말 319조49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4025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2022년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2조4094억원으로, 전년보다 1241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힘을 쏟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대기업들의 은행 대출 선호가 이어진 점도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업대출은 기업들이 은행채 발행규모 확대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 대신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기업대출 규모 확대에 따라 건전성 관련 우려도 제기되면서 올해에는 대출 성장뿐만 아니라 건전성 관리가 은행권의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10월 말 0.48%로, 전년 동월(0.26%)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9%,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5%로, 1년 전보다 각각 0.12%포인트, 0.25%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들어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1조3198억원에 달했던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 폭(전월 대비)은 10월 8조1487억원, 11월 7조2767억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업대출 잔액도 전월 대비로는 1조6109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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