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분을 많이 채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상당 기간 뽑지 못하고 있던 포지션을 빠르게 채울 수 있었습니다.”
새해 어떤 덕담보다 비교할 수 없는 보람과 짜릿한 기분을 맛보는 순간이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성공적인 이직은 기업과 후보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끌어냈을 때다.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프로필보다 회사와 소속팀의 상황, 조직문화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찾아서 추천하는 것이 성공적인 채용으로 이어진다. 적합한 인재는 그냥 오지 않는다. 1명의 적합한 인재가 기업에 연결되기까지 헤드헌터의 적극적인 발품과 철저한 검증의 노력이 숨어있다.
프로 마인드가 탑재된 헤드헌터는 어떻게 일할까. 채용 단계별로 알아보자.
1. 기업 니즈 파악 단계...사무실 방문은 기본, 기업의 채용 속사정에 밝다
A기업 인사팀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왔다. 거래하고 있는 헤드헌팅 업체와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거의 1년 동안 채용을 완료하지 못한 포지션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냐는 문의였다.
알고 지냈거나 관계가 이미 형성된 곳은 유선상으로 요청을 받고 진행하기도 하지만, 처음 거래하는 곳은 긴밀하게 소통하고 회사 위치와 사무실 분위기, 인재상 및 조직문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무조건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만나서 듣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만나자마자 인사 담당자는 고충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현업에서 매일 같이 전화가 와서 언제 채용해 주냐는 항의를 받는다는 하소연이다.
사정은 있었다. 최종 합격자가 입사 직전에 지원을 철회해 펑크를 냈고, 두번째 합격자는 평판 조회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불발되기도 했으며, 세번째 합격자마저 수습 기간 3개월 내 퇴사를 했던 것. 적합한 후보자 추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신호였다.
이에 채용이 필요한 현업 리더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별도 미팅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흔쾌히 현업에서 응해주었고, 미팅을 통해 더 생생하고 자세한 직무 설명과 조직에서 원하는 인재에 대해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혹자는 미팅할 시간에 후보자를 한명이라도 더 찾는 게 낫다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고 후보자를 찾는 것과 그냥 찾는 것은 후보자 추천의 퀄리티부터 달라진다. 기업과 만나지 않는 헤드헌터는 적합한 후보자와도 만날 수 없다.
2. 후보자 추천 단계...적당함을 넘어 적합할 때까지 검증한다
미팅 후 기업 니즈 파악이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후보자들을 소싱할 차례다.
헤드헌터는 기업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여 이력서를 1차 스크리닝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후보자와는 2차 전화 미팅을 통해 프리 인터뷰를 가진다. 이때가 바로 헤드헌터의 역할이 빛을 발하는 시점이다.
프리 인터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많게는 17가지 이상의 항목을 보기도 한다. 1)후보자의 업무 역량 및 성과 2)성격의 장·단점 3)인성 및 태도 4)도덕성 및 윤리의식 5)커뮤니케이션 스타일 6)리더십 스타일 7)도전과 혁신, 8)협업 스타일 9)문제해결능력 10)외국어 능력 11)이직 사유 12)성실성 및 근성 13)현재 연봉 및 희망 연봉 14)재직 회사 및 팀 규모 15)보고 라인 16)이력서 진위 17)그 외 기업에서 요구한 추가 항목 등 많은 부분을 철저한 검증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헤드헌터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추천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가령 외국어가 중요한 포지션은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일정 수준 이상이 되지 않으면 추천할 수 없다. 회사에서 정해 놓은 연봉 기준이 있는데, 실제 연봉과 너무 차이가 나도 마찬가지다.
업무 기여 측면에서도 직접 업무를 하지 않았거나 직무 기술서상 업무 핏에 맞지 않으면 추천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런 세심한 필터링의 과정을 통과한 검증된 후보자는 숏리스트(Shortlist)라고 불리는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3. 후보자 관리 단계...필요하다면 의사결정 돕는 맞춤형 코칭까지
헤드헌터는 후보자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채용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후보자와 함께 기업 및 포지션에 대해 공부하는 등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후보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도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므로 이탈되지 않도록 이 과정에서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최종 합격 후에는 평판 조회도 있을 수 있고 채용 검진도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 인터뷰 전후 혹은 입사 전에 되도록 후보자와 대면 미팅을 하려고 한다. 후보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신의가 있는지도 동시에 확인하여 기업에 전달하는 역할까지 하기 위해서다.
한편, 후보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돕기도 한다.
추천한 후보자가 여러 군데 동시에 합격하는 바람에 하루에도 몇번씩 갈피를 못 잡았던 적이 있다. 이때 후보자에게 SWOT (Strengths/Weaknesses/Opportunities/Threats) 분석을 하도록 코칭하면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재직 회사에 잔류했을 때와 이직했을 때의 기회와 위험을 충분히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가이드와 조언을 제공했다. 객관적인 분석을 마친 후보자는 결국 제안한 회사로 이직을 결심했고 지금은 ‘충성’을 하며 잘 다니고 있다.
후보자로부터 좋은 회사를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들을 때면 우리 일에 대한 보상을 받는 순간이라 느낀다.
이직이란 한 개인의 큰 변화이자, 개인이 속한 가정과 그가 속하게 될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가볍게 볼 일이 아니기에 기업은 후보자를, 후보자는 기업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 둘 사이에서 프로 헤드헌터들은 양측의 윈윈(win-win)을 위해 오늘도 보고, 듣고, 검증하며 적합한 매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지혜 리멤버 헤드헌팅 서비스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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