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이 11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김대중 정신이 실종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대표님 본인”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힌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시작 무렵 게재한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에 부쳐’라는 제목 글에서도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님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늘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하셨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안 계신 지금, 역할을 다한 옛물이 흘러나가면 새물이 그 자리를 채워나가는 것도 그 정신을 지켜 나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의 정신이 사라진 건 이낙연’이라는 김 의원 글은 같은 날 24년간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가치·품격이 사라졌다”던 이 전 대표 발언을 받아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1인 정당’으로 변했고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는 대목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이 민주당에서 사라졌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비(非)이재명계’를 ‘수박’이라 조롱하는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딸)’을 겨냥하던 중,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는 지적에서 재차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크나큰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드릴 때가 됐다”며 “무엇이 되겠다는 마음에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내세웠다.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이 아니라는 의미로, ‘제3당 대권 후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던 민주당 일부 의원 반응을 받아친 것으로 보였다.
대한민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됐고 그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 비겁한 ‘죄악’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고 언급한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게 싸우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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