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병상… 음압병실·BL3랩 등 갖춰
수도권 추가·제주권도 건립 추진
감염병 안정적 대응 주춧돌 기대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이 올해 상반기 중 착공돼 2026년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감염병전문병원이다. 코로나19나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상시 대응을 위한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 내에 들어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에 대한 입찰공고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총 사업비는 781억원(국비 582억원, 병원 자부담 199억원)이다. 연면적 1만3202㎡에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다. 감염병 유행 시 감염 차단을 위해 독립건물로 지어진다. 음압병상 36개를 포함해 총 98병상이 들어간다. 병원에는 감염병의 신속한 진단을 위한 CT촬영실과 검사실, 감염병 중환자에 대한 전문적 치료를 위한 음압수술실 및 음압병실, 감염병 대응 의료 인력의 교육·훈련실 등이 설치된다.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 및 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3등급(BL3) 실험실도 구축된다.
감염병전문병원은 감염병 위기 시에는 중환자를 중점 치료하며, 시·도간 환자 의뢰·회송 체계 관리 등 권역 내 감염병 의료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평상시에는 감염병 환자 진단, 치료 및 검사와 권역 내 공공·민간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응 전문 인력 교육·훈련을 통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국가방역대책 일환으로 추진됐다. 공모를 통해 2017년 8월 조선대병원으로 지정됐으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및 교육부의 승인 절차 등이 늦어지며 착공이 미뤄져 왔다.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른 것도 발목을 잡았다. 2021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사실상 지정된 지 9년여 만에 지어지게 됐다.
충청권·경남권·경북권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은 현재 설계단계 중이며 2027∼2028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지정된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은 기본계획 수립 단계이며 2030년에야 들어설 전망이다. 질병청은 이외에도 수도권에 한 곳을 추가하고, 제주권에도 병원을 건립할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과 나머지 4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도 차질 없이 추진해 하루 100만명의 신종 감염병 환자가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외에도 병원에서 일할 의료인력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예방의학과)는 “감염병전문병원과 관련된 감염외과 등 인력들의 공급이 상당히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필수의료 위기 극복 방안과 연계해서 이러한 문제에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의 설립 추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부는 2022년 서울 중구 방산동 소재 미군공병단부지에 감염병 컨트롤타워 역할 등을 수행하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2027년까지 설립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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