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옵션”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야권 비례연합정당’을 띄운 가운데 이 제안을 받아든 민주당·정의당은 16일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야권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사실상 위성정당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진행 중인 국민의힘과의 선거제 논의를 끝낸 다음에야 ‘최후의 수단’으로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검토할 수 있단 입장이다.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을 추진 중인 정의당 또한 ‘민주당 2중대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야권 비례연합정당 논의의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용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야권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제안하며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같은 제 정당들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처럼 윤석열 정권을 막기 위해서 돌 하나를 올리겠다라고 말씀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드린 제안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용 대표의 제안에 대해 “가치에 기반한 이야기나 구호들은 사실 저희랑 크게 다른 바는 없는데 저희랑 같이 하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왜냐하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가 조국 전 장관이랑 같이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참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건 아닌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민주당 우원식 의원안은 생각해볼만 한데 공식적인 안이 아니라 논의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용 의원의 제안에 호응하며 “반드시 지역구 선거의 1대 1 구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특히 소수정당에 대해 적극적인 배려가 전제되고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뒷순위에 배치해야 한다” 등 주장을 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야권 비례연합정당 구상에 대해 일단 거리를 두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정개특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위성정당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다 실패하고 (비례) 47석이 다 연동으로 가야 될 상활에서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라며 “위성정당 비슷한 걸 만들자고 하는 건 책임있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야권 비례연합정당이 위성정당과 어떻게 다른지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야만 민주당도 이 제안에 응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비례연합정당이 실제 추진되기 위해서는 당장 선거제 개편 논의부터 마무리돼야 한다. 열쇠를 쥐고 있는 건, 피습 이후 보름 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가 비례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병립형 회귀와 현행 연동형 유지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는 현재 연동형 유지 기류가 강하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소속 정개특위 관계자는 이같이 전하며 “이 대표가 병립형 회귀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이 기류가 바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며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어제 오찬장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연동형을 일부라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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