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거 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 예비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이 ‘시대정신’이라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그 시간에 공부해 고시 합격했으면 감사할 생각을 하라”고 쏘아붙였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분들 때문에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여기까지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운동권이 왜 나쁘냐”며 운동권이 착한지 나쁜지는 국민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민주화운동동지회·바른언론시민행동·신전대협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반칙과 특권의 청산 위한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 주제 토론회에 보낸 축사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운동권 출신 86세대 정치인들이 지난 수십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국민과 민생을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운동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회와 정부·청와대 요직을 장악해 권력을 이어왔고, 지난날의 과오 반성은커녕 다가오는 총선에서 살아남아 권력의 향유를 누리고자 혈안이 됐다면서다.
다만, 한 비대위원장은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들의 헌신과 용기에 늘 변함없는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위대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대한민국을 완성하신 데 대해 예나 지금이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민주화 운동 자체는 높게 평가하지만 자신이 운동권이었다는 점을 특권처럼 여기고 정치 퇴행을 이끄는 세력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한 비대위원장 생각으로 읽힌다. 특권 세력을 대체할 훌륭한 인물들이 정치의 중심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한 비대위원장은 더했다.
박 전 원장은 라디오에서 “운동권 심판론이 말이 되는 소리냐”며 “운동권들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경제민주주의를 가져왔고, 노동문제를 가져왔다”며 “저는 운동권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늘 운동권 사람들한테 미안하고 또 반성하고 산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오는 4일 민주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의 심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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