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없어 소수 학교만 수업
베트남 푸토성 부더랑고등학교 학생들은 K팝·K드라마 등 한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류 열기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다.
베트남은 2021년부터 한국어가 제1외국어로 선정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지만, 교원이 부족해 관련 교육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제1외국어로 선정한 언어는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제2외국어는 중학교부터 선택과목으로 가르친다. 이전까지 한국어는 제2외국어에 속했지만, 2021년 초부터 제1외국어로 위상이 올라갔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일선 학교들을 조사한 결과 영어 이외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베트남 학생 대다수가 프랑스어와 일본어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1개 지역 6만여명의 학생을 놓고 외국어 교육 실태를 파악해 보니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학생이 3만800여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그다음은 일본어와 중국어였다. 독일어와 한국어, 러시아어는 소수의 학생에게만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이 크게 부족한 것이 한 원인이다. 부더랑고등학교 팜 티탄 항 교사는 “우리 학교에는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100명 정도 된다”며 “주 3회 2시간씩 한국 유학을 다녀온 교사 3명이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에 원어민(한국인) 교사는 없다. 교원을 늘릴 수만 있다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더욱 늘 것이라고 전했다.
DB드림리더 장학생 해외봉사 통역을 맡은 하노이대 한국어과 3학년 항 티 카잉 링은 “아쉽게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다. 학과 최상위 학생에게만 교환학생 기회가 주어진다”며 “졸업 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업해 높은 월급을 받을 기회가 있어 입학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하노이대가 최근 발표한 2023·2024학년도 입시결과에 따르면 전체 25개 학과 중 한국어 전공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최상위 학과로서 명성을 유지했다. 하노이대 어문학과의 전공별 합격점수는 한국어과가 40점 만점에 36.1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국어과(35.75점), 영어과(35.39점), 일본어과(34.59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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