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해달라는 당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텃밭 부산에서도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한 당의 희생 요청에 응답한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3선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당의 양산을 출마 요청을 받아들이는 데에 무게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상태다.
서 의원은 6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오는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공식화한다. 현재 부산에 머무르고 있는 서 의원은 이날 오후 중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다.
앞서 장동혁 사무총장은 "당의 중진들이 우리가 꼭 이겨야 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으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가셔서 희생해주신다면 그것이 선거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고 선거 승리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서 의원에게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있는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해 주십사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김태호 의원에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있는 양산을 지역에 출마를 부탁드려놓은 상황"이라며 "낙동강 벨트를 사수, 차지하면 총선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 측에 따르면 서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 출마와 관련한 입장문을 정리 중이다. 여기에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요청을 수용하고, 현 지역구인 부산 부산진갑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서 의원은 5선 국회의원, 부산시장을 지낸 부산지역 좌장으로 불린다. 해운대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지난 총선에서 3선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전략공천으로 부산진갑으로 지역구를 옮긴 후 승리했다.
낙동강벨트는 서부산, 경남 김해·양산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3선 민홍철(김해갑)을 비롯해 재선 김두관(양산을)·김정호(김해을)·전재수(북강서갑)·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3선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양산을 출마 요청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김 의원도 당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 자신보다도 당 차원에 무게를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실 며칠 전에 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당도 어렵고 여러 나라 상황도 어려운데 큰 결단이 좀 필요하다는 내용"이라며 "특히 낙동강 벨트가 야권이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선봉에서 깃발을 들고 좀 싸워주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굉장히 무겁게 책임감 있는 마음으로 지금 고민을 하고 있다"며 "내가 어려울 때 지역에서 나를 세워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들도 가벼이 할 수는 없다. 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산을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김태호 의원에게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오신다면야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를 더욱 구체화시키기 위해 상징적인 싸움이 필요하고 이곳 경남, 부울경에서 김태호와 김두관, 김두관과 김태호의 대결은 지역민 모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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