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달 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하며 인류의 우주 도전사에 새 역사가 쓰여졌다.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2일(현지시간) 자사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달 남극 근처의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방송에서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라고 말했다. 이어 “착륙선의 정확한 상태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회사는 착륙선이 달과 접촉했다고 확인했다”고 착륙 성공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이날 달 탐사선의 착륙 과정 영상 중계는 회사 관제센터 내의 모습만 담겼으며, 우주선이 직접 촬영한 달 영상 등 실제 이미지는 비춰지지 않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이날 웹 중계를 통해 “미국이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민간 탐사선으로 달에 착륙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디세우스가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된 지 약 일주일만이다. 이날 달 착륙으로 미국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자국의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게 됐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성공 기록을 쓰게 됐다. 오디세우스의 이번 임무는 나사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나사가 민간 기업과 협업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나사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들 중 애스트로보틱기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이에 앞서 달에 도전한 비미국계 민간기업들도 모두 실패를 맛봤었다.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우주선이 지난해 4월 달 착륙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아이엘의 무인 우주선도 2019년 달 착륙을 시도했다가 기술적 결함으로 달 표면에 추락했다. 그러나 CLPS 계획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자사 기기로 달 착륙에 성공한 최초 민간기업 타이틀을 따내며 미국이 우주개발의 최고 선진국이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오디세우스에는 나사 관측·탐사 장비 6개가 탑재됐으며 이를 수송하는 대가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나사에서 1억1800만달러(약 1573억원)를 지급받는다. 이 장비들은 달 환경을 관측하고 관련 기술을 실증하며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우주선의 작동기간은 달의 움직임으로 달 남극에 밤이 찾아와 태양광을 더는 받을 수 없게 될 때까지 일주일 가량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나사는 오디세우스가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말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단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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