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 엿새째인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초 증원치인 2000명에서 대규모 폭을 낮추는 방향으로 국민의힘이 ‘정치쇼’를 벌인다면 최악의 국정농단이 될 거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의료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적정 증원 규모는 400~500명 선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공공·필수·지역 의료 중심으로 400~500명 규모 증원이 이뤄졌을 거라며, 충분한 소통과 조정을 거친다면 여전히 이러한 수치 정도는 의료계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을 이 대표는 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일부러 2000명 증원을 들이밀며 파업 등 과격 반응을 유도한 후, 이를 진압하며 애초 목표인 500명 전후로 타협하는 정치쇼로 총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시중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료계와 국민의 피해를 담보로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양평고속도로나 채상병 사건을 능가하는 최악의 국정농단 사례가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정부가 2000명이라는 증원치 발표로 의료계 반발을 유도한 후, 그 폭을 대거 낮춰 협상하는 식으로 방향을 틀어 총선을 앞두고 여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정치쇼’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이 대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의료계를 향해서도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은 없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파업 그 이상을 해도 의대 정원 확대는 피할 수 없고, 의사 파업은 국민 관점에서 용인하기 어렵다”며 “의사들은 파업을 중단하고 의료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썼다. 정부를 향해서도 “말로 해결될 일에 주먹 쓸 일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와 정부를 향해 “즉각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한다”고 밝힌 이 대표는 “정권의 무능으로 경제는 폭망인데, 정권이 사회혼란까지 부른다”며 “이번 총선으로 국회와 입법권까지 차지하면 무슨 일을 벌일까 걱정돼 잠이 오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