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채현일 후보 지원 유세서 ‘민주 탈당’ 김영주 저격
과거 “동료 의원 평가, 0점 맞은 분도 있어” 조롱 논란도
비명계 의원 다독이기 보단 감정적으로 자극…독 되나
공천 후폭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어법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비명(비이재명)횡사’ 당사자나 비명계 의원들을 다독거리기는 커녕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이재명의 ‘사이다 화법’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5일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를 방문, 채현일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이 영등포갑에 전략 공천된 것을 두고 “우리가 (채 후보를) 단수추천하지 않고 (김 부의장과) 경선에 부쳤어도 너끈하게 이겼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부의장은)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는 바람에 조금 싱거워졌다”고 했다.
김 국회부의장을 겨냥한 이 대표의 직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국회부의장이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든 이유는 ‘채용비리’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현역의원 평가에서) 공직자 윤리 항목이 50점이 만점인데 (김 부의장이) 채용비리 부분에 대해 소명을 하지 못해 50점을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가 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위원장은 “혹시 민주당에는 점수가 마이너스도 있느냐. 김 부의장이 0점이면 이 대표는 마이너스 200점 쯤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 평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웃음을 터뜨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도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이른바 ‘공천 학살’에 대한 당내 반발이 격해지자 브리핑을 자청했다. 그는 “심사위원들의 심사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소리내 웃었고,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당내 공천 논란과 탈당자 속출에도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서울 모처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간담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탈당자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치 생명과 직결된 공천 사태로 자당 의원들의 반발과 탈당 등이 잇따른 상황에서 조롱하는 듯한 언행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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