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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10년 만에 ‘역성장 쇼크’… 대형사들 대표 교체 승부수

입력 : 2024-03-17 18:59:03 수정 : 2024-03-18 10: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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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기 나선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불신·MMORPG 편중
콘솔 커지는데 모바일게임만 매달려
잘나가던 K게임 2023년 매출 11% 하락
게임사 41% ‘영업익 0’ 양극화도 극심

넥슨·넷마블·엔씨 사상 첫 ‘투톱체제’
컴투스도 경영·개발 공동대표로 복귀
업계 위기감 반영… “장기전략 모색을”
“리니지에 또 리니지, 드디어 올 것이 온 거죠.” 17일 한 대형 게임사의 임원급 개발자는 현재 게임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를 이처럼 표현했다. 리니지부터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리니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게임업계에 대해 그는 “당장 개발비 회수를 위해 돈 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한 사업전략이 결국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실제 게임업계는 MMORPG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리니지 다음 리니지라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를 휩쓴 2020년, 20%대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날개를 달았던 게임업계가 추락하고 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게임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면서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를 보면 잘 드러난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매출은 30.8%, 영업이익은 75.4%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재작년 4분기보다 91.9% 줄어들었다.

리니지는 1998년 출시돼 엔씨소프트와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사진은 리니지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리니지M. 엔씨소프트 제공

◆잘나가던 게임업계 10년 만에 하락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게임들의 서비스 장기화, 매출 둔화로 인해 점차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난해 게임산업 매출이 1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게임산업 60%에 육박하는 모바일 게임시장이 흔들리면 결국 전체 게임산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선 업계에선 이 같은 모바일게임의 매출 감소 원인으로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유저들의 불신과 오랜 기간 리니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MMORPG를 꼽는다. 글로벌 시장이 콘솔 등으로 확대될 때 리니지의 ‘아류’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뜻이다.

국내 게임시장의 편식현상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잘 드러난다.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22년 11.4%로 증가해 일본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2021년 118억달러에서 98억달러로 크게 하락하며, 3위 자리를 한국에 넘겨줬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콘솔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은 콘솔 게임시장에서 2021년 8위에서 2022년 9위로 하락했다. 중국은 세계콘솔 시장에서 비중이 2021년 1.2%에서 2022년에는 2.9%로 크게 성장하며, 8위에 올랐다.

더 흥미로운 건 이외 국가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부분이다. 2021년 20.5%에서 2022년 25.6%로 증가하며, 콘솔 게임시장이 전 세계로 확대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즉 글로벌 시장에서 콘솔게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콘솔시장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내 유보금을 비롯해 향후 투자 개발비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와 달리 한 푼도 벌지 못하는 게임사가 41%에 달했다. 게임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2022년 국내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들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20조2945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설문에 참여한 646개 업체 중 사실상 실적을 내지 못한 게임사가 2022년에만 41%에 달했다. 한콘진은 “전반적으로 업체들이 영업이익을 크게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사령탑 교체카드 먹힐까

게임업계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대표이사 등 사령탑을 교체하고 있다. 대한민국 게임업계가 만들어지고 난 이후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변동이다. 특히 주요 게임사들은 게임개발과 함께 실적 부분 개선 및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만큼 업계가 현재 기업 안팎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전면 쇄신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선택과 집중, 즉 개발과 내실을 동시에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일본 법인 대표에 이정헌 현 넥슨코리아 대표가 취임하면서 생긴 공백을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의 공동대표 체제로 꾸린다.

엔씨소프트 역시 창사 이래 최초의 공동대표 체제에 돌입한다. 엔씨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고 경영 및 투자부문 대표를 맡긴다. 현 김택진 대표는 개발 부문을 전담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화하는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컴투스도 사실상 공동대표 체제로 복귀한다. 기존 이주환 대표가 게임 개발 부분을 맡고, 남재관 경영전략부문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해 투톱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각 분야별 전문성과 검증된 리더십으로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넷마블도 대표 교체가 이뤄진다. 각자 대표 중 한 명이었던 도기욱 대표에 이어 김병규 경영기획 담당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취임하는 것이다. 권영식 대표는 계속 사업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김 대표는 회사 경영을 맡는다. 도기욱 대표는 이전에 맡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불고 있는 게임업계 사령탑 교체는 그만큼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작 개발 및 론칭과 함께 실적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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