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일병 사건’에서 ‘채상병 상병 사건’으로 수정 실수까지
국립서울현충원을 ‘동작동 그 옆 묘지’라 발언해 국민의힘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후보가 이번에는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하다 ‘채상병 일병’이라 적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 라디오에서 이 같은 표현의 이유를 묻는 진행자에게는 “바쁜 선거 과정에서 오타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류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서 선거 캠프 개소식을 알리며 “중앙정치에만 매몰돼 지역민 목소리를 잊은 채 권력게임에 몰두하지 않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 중심부만이 아닌 곳곳의 민심에 귀 기울이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혁신적 대안’을 내놓겠다고 다짐하면서는, 선거 캠프 개소식에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을 바로잡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이 대목에서 류 후보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전세 피해자, 고 채상병 일병 사건 등을 절대로 잊지 않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기휘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잘못 적었다. 사망 당시 계급은 일병이었지만 ‘상병’으로 추서됐고, 언론에서도 ‘채상병 사망’ 혹은 ‘채수근 상병 사망’ 등으로 끊임없이 언급되어 왔음에도 ‘채상병 일병’이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표현을 류 후보는 썼다.
16일 오후 8시37분쯤 최초 올라온 ‘채상병 일병’ 표기는 하루 가까이 지난 17일 오후 4시7분쯤 ‘고 채상병 상병 사건’으로 바뀌었으나 이마저도 잘못 적어 황급한 수정의 흔적을 남겼고, 20여분 후에야 ‘고 채수근 상병 사건’으로 고쳐졌다.
같은 날 최현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논평에서 “류삼영 후보는 채수근 상병의 본명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해당 사건을 정치 입문 사유로 제시해 기가 찰 뿐”이라며 “30여년 동안 경찰 생활을 하며 공직에 몸담았던 인물이 정치에 급하게 나서서인지 자신의 정치 입문 계기를 거짓으로 날조하려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최 대변인은 “이런 분이 자칫 국회의원이라도 된다면 지난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 모 교수를 ‘이모’라 주장했던 제2의 김남국 의원과 다를 바 없을 것 같다”며 “류삼영 후보의 기본 자질은 현충원을 묘지로 표현하며 모독한 막말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사건을 두고 총선을 위한 정치적 셈법에 이용하려 한 류 후보의 수준도 뻔히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동작을 단수공천 후인 지난 4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류 후보의 “이번 선거에서 지면 동작동 옆 묘지에 가서 뼈를 묻겠다”던 발언을 최 대변인은 겨냥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류삼영 후보가 언급한 묘지는 ‘국립현충원’을 지칭하는 게 분명해 보이는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충정과 위훈을 가리는 민족의 성지를 두고 ‘묘지’로 비하했다”고 날을 세웠다.
1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같은 지역구 상대인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를 두고 “정권 심판에 대한 여론이 높고 오랜 후보에 대한 피로감도 있어서 저의 참신함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류 후보는 ‘오기(誤記) 질문’이 던져지자 “바쁜 선거 과정에서 차에서 오타가 났다”고 해명했다. 류 후보는 “이름을 표시 안 하고 상병인지 일병 이런 거에 대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올라간 해프닝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채수근 상병에 대해서는 이름을 잘못해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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