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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많아 스트레스” 우편물 1만6000여통 무단으로 버린 집배원

입력 : 2024-03-23 01:00:00 수정 : 2024-03-22 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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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업무량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우편물 1만6000여 통을 무단으로 버린 우체국 집배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지난 15일 우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37)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우체국 우편물류과 소속 집배원으로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우편물 배달 업무를 맡은 이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의 주차장과 담벼락 안쪽 등에 배달해야 할 정기간행물과 안내문, 고지서, 홍보물 등 1만 6003통의 우편물을 버리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씨는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동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업무량이 배로 늘자 업무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유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우편법 48조 등에 따르면 우편 업무나 서신 송달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우편물이나 서신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개봉하거나 훼손·은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범행 이후 이씨는 파면됐다. 검찰은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우편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우편 관서가 취급하고 있는 우편물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방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씨가 우편집배원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우편물 1만6003통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방기해 우정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주요 업무를 포기했다"고 지적하며 "범행 기간과 방기한 우편물의 양 등에 비춰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이씨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파면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공무원들이 느끼는 직무 만족도나 조직 소속감이 매년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752명)·광역자치단체(1천586명) 공무원의 '직무만족 인식' 점수는 5점 만점에 3.38점이었다.

 

직무만족 점수는 2020년 3.51점을 나타낸 뒤로 2021년 3.49점, 2022년 3.47점, 작년 3.38점을 보이며 3년 연속 하락했다.

 

기초자치단체(4천106명) 공무원의 경우 만족도가 '중앙·광역'보다 낮은 3.26점이었다. 기초단체 공무원 대상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22년 3.36점에서 0.1점이 하락했다.

 

'중앙+광역'의 경우 '나는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2022년 3.57점→2023년 3.47점), '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성취감을 느낀다'(3.47→3.36),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3.38→3.30) 등 세부 질의 항목에서 2022년 조사 때보다 점수가 모두 하락했다.

 

'기초' 역시 모든 항목에서 2022년 조사 때보다 점수가 낮았는데,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항목의 점수는 3.16점에 그쳤다.

 

소속 조직의 성공을 위한 노력, 조직과 개인의 가치 일치 등을 평가하는 '조직몰입 점수'는 '중앙+광역'이 3.10점, '기초'가 3.00점이었다. '중앙+광역'의 조직몰입 점수는 2018년 3.39점을 찍은 뒤로 5년 연속 하락했다.

 

이에 반해 공무원들의 '직무 스트레스' 인식 정도는 매년 오르고 있다.

 

상급자의 모순된 지시, 상·하급자로부터 받는 요구의 불일치, 업무 책임 과중 등을 측정하는 '직무 스트레스 인식' 평가에서 '중앙+광역' 공무원은 2.88점, '기초'는 2.92점이었다.

 

일선 민원현장에서 근무하는 '기초' 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인식 정도가 더 높은 것이다.

 

'기초' 공무원들은 '업무시간에 발생하는 (악성) 민원사무 대응으로 본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는다'는 항목에서 3.57점을 기록했다.

 

직급별로 직무 스트레스 인식 정도를 보면 '중앙+광역'은 6∼7급(2.96점)에서, '기초'는 6∼9급(2.93점)에서 높게 나타났다.

 

'중앙+광역', '기초' 모두 1∼4급에서 각각 2.67점, 2.14점을 보여 직급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 인식 정도는 낮았다.

 

이번 조사는 작년 8월 21일∼9월 30일 한국행정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7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지자체, 226개 기초지자체 소속 공무원 6천44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한 웹 방식으로 진행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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