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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권을 강남처럼”… 상업시설 2∼3배·신도시급 재개발 [오늘,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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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6 19:13:30 수정 : 2024-03-27 16: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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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대개조 프로젝트’ 2탄 발표

동북·서북권 11개 구, 신경제도시로
‘상업지역총량제’ 없애 시설 늘리고
‘화이트사이트’ 도입해 상권 활성화
일자리 만들면 용적률 상향 혜택도
30년↑ 노후아파트, 안전진단 생략
사업 기간 1년 더 줄여 재개발 유도
자연경관·고도지구 ‘모아타운’ 정비
‘정원도시·수변활력거점’ 등도 조성

다른 권역에 비해 상업시설은 부족하고, 노후 주거지역이 많아 ‘베드타운’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권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신 경제도시’로 탈바꿈한다.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로 상업시설을 현재의 2∼3배로 확대하고, 대규모 유휴부지에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화이트사이트’(White Site)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다. 노후아파트 대단지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해 사업 기간을 줄이고,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줘 사업성도 개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앞서 오 시장이 지난달 발표한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에 이은 서울시의 도시공간 대개조 프로젝트 2탄이다.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구)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 11개 자치구를 아우르는 강북권은 서울 전체 면적의 40%, 인구의 43%를 차지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두 권역을 합쳐도 도심권이나 동남권, 서남권보다 작고 시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의 46%가 몰려 있다.

 

오세훈 “강북 전성시대 열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 - 강북권 전성시대’를 발표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시는 우선 강북권에 상업지역을 늘리고 대규모 부지 개발을 통해 첨단·창조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지역별로 총량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기업 유치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경우 상업시설 운영을 전면 허용해 지금보다 2∼3배로 늘려 상업시설 면적을 강남(동남권)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 등 창동상계 일대와 신내차량기지 일대, 서울혁신파크 부지, 수색차량기지, 상암DMC 일대 등 대규모 유휴부지엔 ‘화이트사이트’(균형발전 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처럼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걸 허용하는 제도다. 적용 지역엔 기업·일자리 유치가 의무화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의 종상향, 용적률 120%, 허용 용도 자율 제안이 적용되고 공공기여도 50% 이하로 완화된다.

 

시는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의 경우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산업클러스터를, NH농협 부지 일대엔 주거·판매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 이전부지와 중랑공영차고지, 면목선 차량기지, 신내4 공공주택 등은 산업과 문화·주거 시설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입체복합도시’가 조성된다. 특히 광운대 역세권에는 건설 분야의 한 대기업 본사가 이전 유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혁신파크 부지엔 융복합 창조산업 클러스터인 ‘서울창조타운’이, 수색차량기지·상암DMC 일대는 서울대관람차, 미디어전시 등 ‘K-컬쳐공간’과 주변 자연 환경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친환경 수변감성놀이공간이 된다.

 

노후화한 상계·중계·월계 등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들은 신속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신도시’급으로 정비한다. 시는 30년 넘은 노후 단지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고 정비계획 입안 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시의 재개발·재건축 정책인 ‘신속통합기획’보다도 사업 기간을 1년가량 단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127개 단지, 약 10만 세대가 정비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 비율도 10%(기존 15%)로 축소해 사업성을 높인다. 시는 규제 혁신으로 강북권 개발 가능지역이 2.8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기존 높이 제한이 3층인 자연경관지구는 약 7층(20m)으로, 20m인 고도지구의 경우 최대 45m로 완화한다. 아울러 시는 대학이 몰려 있는 강북권의 특성을 활용, 고려대·서강대·세종대·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연구개발(R&D) 캠퍼스로 선정해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완화할 계획이다. 광운대 역세권과 북아현3구역 등엔 다양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해 생활 환경도 개선한다.

 

감성 문화공간 조성에도 나선다. 시는 강북권 주민 누구나 20분 안에 숲·공원·하천에 다다르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해 상부에 공원을 꾸미고,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와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도 추진한다.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과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에 수변감성공간 14곳을 추가로 만들어 2025년까지 자치구별 수변활력거점을 1곳 이상 만들 예정이다. 올해부터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등 시설 조성에도 착수한다.

 

오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이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강남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각종 문화·상업시설이 강남으로 편중됐고,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50년 규제’를 풀어 강남에 비해 소외됐던 강북의 전성시대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 중 정비기본계획 등을 완성하고 기준을 마련하면 하반기부터는 적용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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