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3조 규모 건설사 토지 매입
정부나 금융권의 진화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4월 위기설’의 뇌관인 PF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이 묶였던 2022년의 증가세(15.4%)에 비해 상당히 둔화했다. 다만 연체율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0년 0.6%, 2021년 0.4%, 2022년 1.2%에서 지난해 말 2.7%로 크게 올랐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PF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PF 사업장 관련 잠재 리스크는 다소 증대됐다”면서 PF 부실 증대 시 비은행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하락하고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차원의 위기설 대응 방안도 이날 공개됐다. 국토교통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라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가 10년 만에 재도입된다. CR리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분양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됐던 제도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우선 임대로 운영하고,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 전환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정부는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CR리츠에 대해 취득세 중과 배제와 함께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하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를 3조원 규모로 매입한다. 다음 달 5일부터 희망하는 기업들로부터 매각 희망가격을 제출받은 뒤 희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토지를 매입하는 ‘역경매’ 방식을 활용한다. 국토부는 이번 지원으로 건설업계 입장에선 채무 조정을 통해 금융 부담이 완화되고,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조기 회수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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