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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부동산?…양문석 “편법 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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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30 09:00:00 수정 : 2024-03-30 0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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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 흔드는 부동산 이슈
커지는 양문석 리스크…딸 명의 ‘사기대출’ 정황도
梁, 주담대 막히자 대부업체 ‘영끌’
딸, 사업자대출로 대환 후 해외연수
‘유령회사’ 땐 사기·차명대출 혐의
梁 “눈높이 어긋나… 잠적? 가짜뉴스”

與 “사기죄 명백… 내주 고발장 제출”
새마을금고 “위법 적발땐 대출 회수”
野는 정면대응 대신 확산방지 집중

4·10 총선판에 부동산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수십억원대 서초구 부동산을 둘러싸고 20대 딸 편법 대출 의혹이 불거지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조사에 착수했다.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출 서류 등에 따르면 양 후보 부부는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아파트(137㎡)를 31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양 후보 배우자는 당시 인천 연수구의 한 대부업체(현재 폐업)를 통해 7억5400만원의 채권최고액을 설정하고 돈을 빌렸다. 보통 대출금의 120%를 채권최고액으로 설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대출액은 6억2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2019년 문재인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원 이상 주택의 대출을 전면 금지하던 때라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이용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지난 18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대학생이던 양 후보 장녀는 5개월 뒤인 2021년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을 대출받았다. 별도의 소득이 없던 20대 자녀가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양 후보가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했고, 자녀는 ‘사업자 운전자금’으로 대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주택 구입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고, 사업자 관련 증빙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역 퇴근길 인사 현장에서 “이자 절감을 위해 딸아이의 편법 대출을 했던 저희 부부가 또다시 혼나고 있다”며 “정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편법 대출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날 한 때 양 후보가 유세현장에서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잠적설도 제기됐으나 그는 “거짓 뉴스”라고 반박했다.

 

장녀가 실제 사업체를 운영한 것인지, 대출을 받기 위해 ‘유령회사’를 차린 것인지에 따라 ‘사기 대출’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신지호 이조심판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을 하겠다고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서류는 명백한 허위”라며 “법률팀 검토 결과 사기죄 성립이 분명해 보여 다음주 초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 후보의 딸은 대출을 받은 후 캐나다 밴쿠버에 유학을 갔다”며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이후 행적을 통해 명백하게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을 대출받아 서초구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인 양 후보의 딸이 거액을 대출받을 수 있었던 건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9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양 후보의 선거사무소 전경. 뉴스1

새마을금고 측도 뒤늦게 대출 환수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4월1일부터 현장 조사에 나선다. 중앙회는 “검사 결과 위법 부당한 사항이 발견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대출금 회수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도 행정안전부나 새마을금고 등의 요청이 있다면 조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양 후보 가족 간 차용과 담보 제공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된다. 신 위원장은 “부모 자식 관계라 하더라도 딸이 본인 명의로 (대출) 받은 11억원을 양 후보에게 증여한 것인지 해명해주길 바란다”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던 딸이 매달 366만원 이자(대출 11억원·금리 4% 가정)를 충당했는지 거기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요청한다”고 했다. 양 후보 측은 매월 350만∼400만원의 대출 이자를 양씨 부부가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회계사는 통화에서 “부모의 재산(아파트)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자금을 대출 받으면 그에 대한 대가(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을 경우 담보 무상제공이익 증여로 인한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자녀가 빌린 11억원을 부모의 대출 상환에 사용했다면 이 때는 반대로 부모에게 금전무상대출에따른 이익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용 계약서와 이자 지급, 이자소득세 신고 여부 등에 따라 과세당국이 증여로 판단할 여지도 있다고 한다.

 

양 후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 당시 잠원동 아파트 건물 가액 21억1100만원(현 시세 39억∼43억원), 채무 15억6400만원 등을 합쳐 총자산 8억3378만원을 신고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양 후보의 경우 국민 눈높이에 다소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사과를 한 부분”이라며 “이후 당내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면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면 대응 대신 사태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부동산 갭투기 의혹 등으로 이영선 세종갑 후보 공천을 취소한 만큼, ‘부동산 리스크’가 더 확산하는 흐름은 민주당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조병욱·김현우·구윤모·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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