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소지’ 선거인은 별도 보관 안내하라는 문건 배포돼…이재명, SNS에서 “기가 찬다”
대파 소지 선거인은 사전투표소 바깥 적당한 장소 보관 후 출입을 안내하라는 등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문건 배포에 ‘기가 찬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힘을 보태듯, 대파와 빵을 든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소 인증샷’이 이어진다. 빵은 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모두 표를 던지자는 이른바 ‘몰빵론’과 연관된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사례별 안내사항’ 문건을 사전 투표 첫날인 5일 구·시·군 선관위에 배포했다. 문건에는 투표관리관과 사무원들이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에게는 사전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사전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대파를 들고 투표하러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접수되면서, 비슷한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관위의 대응책이다. 선관위는 임의로 ‘대파 소지의 문제’ 그 자체를 지적한 것은 아니며,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 질의에 따라 답변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뉴스1에 따르면 실제 이날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의 한 사전투표소 앞에는 누군가 가져다 놓은 대파가 놓였는데, 선거 안내원들은 뉴스1에 “아침 일찍부터 대파가 놓여 있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해당 투표소에 놓인 대파는 이후 나주선관위가 수거했다. 이 파는 오전 9시가 넘어서까지 있었다고 한다.
선관위는 투표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항의하는 정치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게 심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도 깨질 수 있기에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파 소지를 제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투표를 마친 뒤 사전투표소 밖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경우는 가능하다고 봤다. 이러한 까닭에서인지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투표소 바깥에서 대파를 든 채 촬영한 인증샷이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대파와 빵을 가져갔더니 밖에서 맡아주셨다”는 글과 함께 한 사전투표소 앞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글에는 ‘우리 편 너무 멋지다’, ‘유럽에서 장보다가 투표하러 들어간 시민 같다’, ‘대파가 마치 꽃다발 같다’ 등 찬사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지지자들은 대파 모양 볼펜이나 특이 패션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대파 머리띠 등이 판매된다는 사실까지도 적극 공유하고 나섰다.
SNS 중 하나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투표소 바깥의 대파 사진을 공유한 누리꾼들은 ‘투표장 밖에서 대기 중인 대파 한 뿌리다’, ‘대파는 발렛 파킹 후에 투표할 수 있다’, ‘대파를 못 들고 가면 대파 색깔 옷을 입고 가야겠다’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파 금지’에 “기가 찬다”는 짤막한 글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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