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진의 ‘망치선’ 등을 언급하며 정권 교체 선두에 서겠다던 조국혁신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 첫날 불거진 ‘대파 제한’ 논란을 고리 삼아 거듭 범민주진영의 승리를 외치고 있다.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지난 5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파 든 손에 빨간 금지 마크를 덧댄 이미지와 함께 ‘투표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대파를 밖에 두고 와야 제지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 포스터를 게재했다. 같은 날 뉴스1 보도를 근거로 이러한 주장을 펼친 조국혁신당은 “‘외국 회사의 작은 파우치’는 소지해도 투표 가능하다”면서 “쪽파와 양파 등 기타 농산물 지참 가능 여부는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국혁신당의 반응은 중앙선관위의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사례별 안내사항’ 문건 배포와 맞닿아 있다. 구·시·군 선관위에 배포된 문건에는 투표관리관과 사무원들이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에게는 사전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사전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앞서 ‘대파를 들고 투표하러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접수되면서, 비슷한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앙선관위 대응이다. 선관위는 임의로 ‘대파 소지의 문제’ 그 자체를 지적한 것은 아니며,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 질의에 따른 답변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조동진 선관위 대변인은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공정성과 투표소 내의 평온·질서 유지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투표소에 가는 대파 행렬 그림도 SNS에 올렸다. 특히 중앙선관위 문건 배포 관련 기사를 공유한 후, “사전투표소에 파를 들고 나가지 못하는 슬픈 사태는 4월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투표소에 파를 들고 갈 수 있는 나라, 조국혁신당이 만들겠다”고도 적었다.
조국혁신당의 ‘1호 인재’로 영입된 신장식 대변인은 지난달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학익진 선두에 서는 ‘망치선’ 역할을 당이 해낼 거라고 예고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후보 4번인 신 대변인은 당시 라디오에서 “적군을 유인하기 위해 맨 앞에 ‘망치선’이라고 해서 전투를 하는 배가 있다”며 “적선들이 망치선으로 모이면, 본진이 (적군을) 에워싸는 전술이 학익진”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를 향해 날아가는 화살의 촉처럼 조국혁신당이 앞장서겠다면서, 신 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도 민주 진보 진영의 ‘맏형’ 격인 더불어민주당은 중도층을 생각해 발언과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울분을 조국혁신당이 대신 표출하겠다는 식으로 지난달 한 유튜브 채널에서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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