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51)이 자신을 짓눌러온 69억7000만원의 빚을 청산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2005년 사업 실패로 채무자가 된 지 꼭 20년만이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이상민이 마지막 채권자를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20년간 빚을 갚으며 인연을 맺은 채권자의 집을 찾은 이상민. 그는 채권자에게 모친 장례식에 와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채권자 중) 유일하게 형님 한 분 오셨다. 가장 아쉬웠던 건 다 마무리 되는 걸 보고 가셨으면 내가 더 마음이 편했을텐데”라고 덧붙였다.
이상민은 “항상 받기만 했다. 이제는 건강 챙겨드리고 싶다. 형님이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라며 채권자가 좋아하는 브랜드 신발과 홍삼 세트를 선물했다. 그러면서 “다 마무리 됐으니까 이제 각자의 길로”고 훈훈한 마무리를 시사했다.
이어 이상민은 “오래 걸렸어요. 형님”이라며 20년만에 69억7000만원의 빚을 청산하기 직전임을 고백했다. 90년대 인기 그룹 룰라의 래퍼로 데뷔한 이상민은 90년대 말 제작자로 변신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이후 제작자·사업가로서 실패를 겪고 2005년 69억여원의 빚을 지게 됐다. 이후 그는 2012년 ‘음악의 신’으로 방송에 복귀해 꾸준히 활약해왔다.
채무 청산을 눈 앞에 둔 이상민은 “열심히 일하다보니 또 이런 기회까지 만들어져서 다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이제 한 200만원 남았다”며 “해결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조금 꼬였다. 이제 압류를 다 해지를 해야 되는데 그것만 못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자는 “진짜로 나는 대단하다고 본다. 20년동안”이라고 말하며 이상민에게 두부를 건넸다. 그러면서 “어마어마하게 큰 일을 한 것이다. 애썼다. 수고했다”며 “20년 동안 그렇게 갚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때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기다린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제가 교도소 간 건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빚에 허덕이던 지난 날에 대해 이상민은 “2005년부터 시작해서 2024년 1월 말까지 장장 20년이 걸렸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걸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돈 몇만원이 없어서 할 수 있는 일도 못 하고”라고 돌이켰다. 이와 함께 이상민은 수북이 쌓인 채무증서를 찢어버리며 긴 채무자로서의 삶에 끝을 고했다.
빚을 청산한 기념으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은 이상민. 그는 “빚을 거의 다 갚아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상담하러 왔다. 빚을 다 갚았는데 은행 한 곳에 200만원 압류된 게 해지가 안 됐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은행 직원이 “가입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이상민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