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리스크 헤지…AI 수요도↑
“포트폴리오에 금 있나? 투자 늘려라”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로젠버그 리서치 회장인 데이비드 로젠버그가 향후 금값이 현재보다 30%가량 더 올라 온스당 3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로젠버그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때 3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예상되는 ‘연착륙’과 ‘전형적 약세장’ 두 가지 경기 시나리오에서 금값은 모두 오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착륙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실질금리가 2000년 이전 평균(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 시기보다 높음)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달러는 약 12% 하락하고 금 가격은 약 10%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글로벌 실질 금리가 2014∼2024년 평균으로 복귀하고, 주식 시장이 안정되면서 달러가 약 8% 절하되는 등 경기 침체가 온다면, 금의 상승 여력은 15%에 달해 2500달러대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젠버그는 “이러한 관찰 결과를 모델링 연습과 종합해 보면 금 가격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상승 여지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로 하락할 가능성보다 30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여기에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금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젠버그에 따르면 최근 금값은 모든 주요 통화를 능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거시적 역풍을 극복했다. 보통 달러 강세,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등 상황에선 금값이 하락하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은 흐름을 보인 것이다.
로젠버그 보고서가 지목한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다. 중국 위안화가 세계 제2 기축통화로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일본, 러시아, 터키, 폴란드와 같은 국가들이 미국 달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두려워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경제 안보를 위해 금으로 눈을 돌렸다.
로젠버그는 “금세기 초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처분한 이후 최근 금 보유량을 대규모로 늘리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은 2023년 3분기에 361t의 금을 매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77t을 매도한 것에서 전환된 수치”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예측할 수 없는 거시경제 전망이 금의 리스크 헤지 기능을 강화시킨 것도 금값 랠리를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산업용 금 사용량 증가도 또 다른 금값 상승 요인이다.
로젠버그는 당분간 금값 상승 지속을 전망하며 투자자들에게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금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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