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하루를 앞둔 9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재판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을 거역한 정권에 엄정한 주권자의 심판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 출석에 앞서 “4월10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이어 “국민 승리의 도구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바로 여러분들의 이 나라의 주권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다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우리 국민들께서 대신 해 달라”며, “주권자들의 신성한 표를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우리 국민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써주시기를 바란다”던 이 대표 호소에 주변에 있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네!”라고 입 모아 외쳤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국민소통수석 출신으로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 등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된 곳의 후보들을 언급한 뒤에는, “오늘 초접전지를 들러서 한 표를 호소하고 싶었다”며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1분1초를 천금같이 쓰고 싶었지만 재판 출석이라는 국민의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면서, 이 대표는 “저의 손발을 묶는 게 검찰 독재 정권과 정치 검찰의 의도라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대신해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들이 대신 해달라던 그의 메시지는 총선이 ‘무도한 정권’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으로 풀이됐다.
윤석열 정부에 한이 맺힌 듯 “국민을 존중하지도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며, “지난 2년간 행정권력만으로도 나라를 이렇게 망쳤다”고 목소리 높인 이 대표는 “절대로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마시고 꼭 투표해달라”며 ‘절대로’라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제1야당의 선거를 이끄는 당 대표이자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후보인 이 대표는 이날 출석으로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13일 중 총 사흘을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선거를 이유로 재판에 허락 없이 지각하거나 불출석하자, 또다시 불출석할 경우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피고인은 형사 재판에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만은 재판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특혜라는 말이 나온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인 신문이 계속된다. 재판은 통상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오후 6시쯤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재판을 마친 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리는 당 차원의 마지막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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