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압박에 불출석 검토하다 선회
“천금같은 시간, 정치검찰 손발 묶어”
재판 휴정시간 유튜브 랜선 유세
“서민·청년 예산 깎고 부자들 감세
국정 실패 명확한 경고장 날려야
그게 진정한 중도·보수 아니겠나”
“내일(10일)은 바로 심판하는 날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저녁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연 마지막 유세에서 “내일이야말로 이 나라 주인이 국민이라는 점을, 저희들은 국민으로부터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 일꾼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해야 되지 않겠냐”며 이같이 강조했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도 용산에서 총선 출정식을 연 바 있다. 선거운동 시작과 마지막 행사를 모두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 연 건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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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권에 경고장 날려야”
이 대표는 유세 내내 정권심판 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우리가 맡긴 권력과 예산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과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라고 했더니, 그 권력과 예산으로 무슨 고속도로 위치나 바꾸면서 사익을 취하고 심지어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느라 국민 세금 낭비뿐 아니라 호주에 ‘도주 대사’를 파견해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0·29 이태원 참사도 언급하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길이 남을 참사가 될 것이다. 국민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길을 가다가 백수십명이 죽었는데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전혀 규명하지 못한, 규명하려는 노력조차 전무했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소비 부진, 소득 감소로 우리 국민 주머니가 비어서 동네 골목이 죽어가면 코로나 때처럼 지역화폐로 가구당 100만원 정도 지급해서 동네도 살고 허기진 국민들 배도 잠시 채우고, 몇십만원 돈 없어서 떠나버릴까 고민하는 분들한테도 길이 생길 것 아니냐”며 “이 정권이 하는 일은 대체 뭐냐. 서민·청년 지원 예산, 심지어 국가 미래 달린 R&D(연구개발) 예산은 재정이 부족하다고 다 삭감했다. 재정, 세수가 부족하다면서 안 깎아줘도 될 부자들 세금은 왜 깎아주는 거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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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내일 우리가 받아들 투표용지는 바로 옐로 카드, 경고장이다. ‘우리가 이 나라 주인이다. 너희들의 국정 실패에 대해 명확하게 경고한다’고 경고장을 날려야 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그는 중도·보수층을 향해서도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면 여러분이 멈춰세워야 하지 않겠냐”며 “윤석열정권 지지하고 성공 바란다면 더더욱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이번에 함께 경고해줘야 한다. 그게 진정한 중도고, 진정한 보수 아니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여권 일부 인사의 읍소 전략에 속아선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악어의 눈물에 속아서 용서하시면 우리는 아마 그 몇백배, 몇천배 되는 피눈물을 흘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서 8시간 보낸 李
이 대표는 이날 용산 마지막 유세 전 8시간 가까이를 유세 현장 대신 법원에서 보냈다.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재판 일정이 잡혀서였다. 이 대표는 법원 경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박빙으로 평가되는 주요 선거구와 민주당 후보 이름을 거론하면서 “초접전지에 들러서 한표를 호소하며 일분일초를 천금처럼 쓰고 싶었다. 저의 손발을 묶는 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께서 대신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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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법원에 발이 묶인 와중에도 휴정 시간 중 유튜브 생중계로 ‘랜선 유세’를 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전국에 박빙 지역이, 결론을 알 수 없는, 어느 쪽이 많이 투표하냐에 결판이 나는 곳이 무려 50∼60곳에 이른다”며 “지지율이 2∼3% 오르락내리락하면 한 50∼60%의 승패가 왔다 갔다 한다. 그러면 그들이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접전지로 서울 ‘한강 벨트’와 강원 춘천, 부산·울산·경남지역을 거론하면서 “전국 어디에 계시든 아는 분들에게 (민주당을 뽑아달라고) 전화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남병근 후보와 충남 서산·태안의 조한기 후보,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 등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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