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폴란드에 데스크 개설 계획
대륙아주, 아프리카 자문단 운영
태평양은 중동 법무법인과 MOU
일각 “경험 적어 서비스 저하” 우려
“수익보다 수임 위해 존재” 의견도
최근 국내 대형 로펌들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사무소 개소뿐 아니라 현지 로펌과의 협업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싱가포르를 필두로 한 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과 중동 지역이 뜨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와 광장은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여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중재의 중심지로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가 집결해 있다. 한국 정부와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의 국제투자분쟁(ISDS) 법정 중재지도 싱가포르다. 앞서 지난해 법무법인 세종이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열었고, 태평양은 싱가포르 사무소를 확대했다. 싱가포르엔 김앤장, 바른 등의 사무소도 있다.
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도 뜨는 국가다. 법무법인 광장은 인도네시아 사무소 개소도 검토 중이다. 김앤장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로펌 SSEK에 소속 변호사가 상주하는 이른바 ‘데스크’를 개설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데스크란 현지 로펌과 협업해 운영하는 해외 사무소로 통용된다. 정식 사무소보다 규모가 작다.
요즘 로펌 업계에서 동유럽과 중동이 부상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동유럽팀을 꾸린 법무법인 지평은 조만간 폴란드에 데스크를 개설할 예정이다. 화우는 중동에 데스크나 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펌들은 동유럽이나 중동의 로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식의 해외 업무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지평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AEQUO에 이어 16일 폴란드 DZP와 MOU를 맺는다. 태평양은 지난해 중동을 대표하는 마투크 바시우니와 손잡았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아프리카 사업에 적극적이다. 대륙아주 관계자는 “국내 대형 로펌 중 유일하게 아프리카 자문 그룹을 운영 중”이라며 “6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개최되고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늘어나면, 장기적 관점에서 아프리카에 사무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베트남, 러시아 등지의 사무소 운영 외에도 기술·노동·조세 등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 국제 네트워크 5곳에서 활동해 해외 로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업하고 있다.
다만 로펌 입장에서 해외 사무소 운영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잖아 신중을 기하는 부분도 있다. 한 로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할 방안, 장기적으로는 현지 업무를 확대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진출해야 한다”며 “사무실 임차료, (상주 변호사 등) 주거비, 현지 인력 채용 등 비용을 많이 투입하면서도 한국 본사와 기업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 경험을 충분히 쌓지 않은 현지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하다가는 본사 대비 서비스 품질이 저하돼 본사 평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로펌의 해외 사무소는 독자적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기보다는 본사의 수임을 위해 존재하는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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