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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극단적 선택’ 표현 쓰지 않겠습니다”…바뀌는 자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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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5 11:42:12 수정 : 2024-04-15 11: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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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에 1명, 하루 36명 자살로 생 마감
“자살 줄이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 해야”

‘파주 호텔에서 남녀 4명 숨져…살해 뒤 극단적 선택 추정’

 

‘강동구 아파트서 치매 어머니 숨져…딸 2명 ‘극단 선택’’

 

‘극단 선택 시도 후 실종…부구청장, 구로역서 숨진 채 발견’

 

 

최근 자살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 기사 제목들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이런 표현을 기사 제목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이석형, 이하 ‘위원회’)는 오는 5월 1일부터 제목에 ‘극단적 선택’, ‘극단 선택’의 표현을 쓴 기사에 대해 시정을 권고하겠다고 15일 밝혔다. 

 

2018년 7월 발표된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은 기사 제목이 ‘자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세계일보를 포함한 대부분 언론이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대안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극단적 선택’은 자살을 사망자의 능동적 선택으로 오인하게 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극심한 정서적 고통으로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한 행위를 개인의 선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은 자칫 ‘자살이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어 유사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을 모방 자살의 위험에 노출 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위원회는 앞으로 ‘극단적 선택’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자살 사건을 보도해야 하는 경우 ‘사망’ 혹은 ‘숨지다’와 같은 객관적 표현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위원회는 자살 사망자 또는 유족의 신상을 공표하는 보도, 자살 장소 및 방법 등을 상세히 묘사하는 보도, 자살 동기를 단정하는 보도에 대해서도 꾸준히 시정 권고를 해왔다.

 

위원회는 “자살보도에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높은 자살률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자살보도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언론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위원회에서 시정 권고를 담당하고 있는 조남태 심의실장은 “40분에 한 명, 하루에 36명, 일 년에 1만2000명이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현실을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면서 “자살보도에서 독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모방 자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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